“반가워…” 곳곳 이야기꽃 활짝
마스크·발열체크·거리두기 등
방역수칙 준수… 실태 파악 ‘꼭’

경북 시·군들이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휴관 중인 경로당을 잇따라 개방하고 있다.

경로당 운영이 일시 중단됨에 따라 늘어나는 어르신들의 우울감과 고립감을 해소하고, 폭염에 취약한 어르신들을 위한 무더위 쉼터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운영을 재개하고 있다. 도내 어르신들은 그동안 코로나19 사태에 폭염까지 겹쳐 어느 때보다 힘겨운 상황에 봉착했다.

우울감에 시달려 온 어르신들, 무더위를 피해 갈 곳이 없었던 어르신들은 경로당 개방을 크게 반겼다.

경로당을 찾은 어르신들은 “오랜만에 얼굴을 봐서 기분이 좋다. 말벗이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것인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잘 모른다”며 그동안 담아뒀던 이야기보따리를 풀며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웠다.

22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8천97개 경로당(회원 31만5천명) 중 상당수 경로당이 23개 시·군 여건에 따라 지난 20일부터 5개월 만에 본격 운영을 재개했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지 5개월 여 만이다. 어르신들은 마스크 착용과 발열체크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교육도 받고 있다.

시·군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 상황이 악화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되거나, 이용수칙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경로당 운영을 중단한다.

△영덕군 240개 경로당 운영 재개

영덕군은 9개 읍·면 240여 곳의 경로당 운영을 재개했다고 22일 밝혔다.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개방에 앞서 지역 사회단체와 함께 방역을 하고 감염책임자를 지정해 위기상황 발생 시 대응체계를 갖췄다. 또 비접촉식 체온계 및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출입자 명단을 작성하게 했다.

지역 어르신들은 경로당 개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덕군 영해면 벌영1리 경로당의 경우 10여명의 어르신이 마스크를 쓴 채 좌우 간격을 두고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꽃을 피웠다.

점심과 저녁식사를 늘 하던 곳이지만 식사나 음식물 반입은 금지돼 어르신들은 인사로 만족해야 했다.

한 어르신은 “이곳은 동네 사랑방이자, 서로 안부를 묻는 소중한 곳이다. 비록 식사는 안 되지만 이렇게 오랜만에 얼굴을 봐서 기쁘다”고 활짝 웃어 보였다.

△의성군, 경로당에 행복도우미 투입

의성군은 경로당 534개소의 운영을 재개했다.

군은 코로나19 유행대비 노인여가복지시설 대응지침을 준수해 △비상연락망 구축 △경로당 방역 △내·외부 소독 및 청소 △방역물품(비접촉체온계, 손소독제, 소독스프레이) 비치 △감염관리책임자·관리자 지정 및 교육 실시 등 철저한 사전준비 후 경로당을 개방했다.

운영재개 후에는 모든 경로당에 공무원과 경로당 행복도우미를 투입해 △경로당 이용재개 이행사항 점검 △감염병 예방 및 경로당 이용수칙 교육 △비접촉체온계 사용법, 방문대장 및 소독·환기대장 작성법 안내 등을 실시하고 있다.

△상주시 588곳 단계적 개방

상주시는 지역 내 588곳의 경로당을 어르신들을 위한 무더위 쉼터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개방했다.

시는 경로당 운영 재개에 앞서 마스크, 손 소독제, 소독용 물티슈 등을 배부하는 한편 지역 내 모든 경로당의 사전 점검 및 방역 활동을 완료했다.

경로당 회장과 총무를 감염예방 책임자로, 담당 공무원은 감염관리 책임자로 지정해 의심환자나 위기 상황 발생 시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담당 공무원과 경로당 행복도우미 등 유관 기관 직원은 주 1회 이상 주기적으로 이용 준수 사항을 모니터링 하는 등 이용자 예방관리를 지도한다.

이용 시간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지침에 따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외부인 출입은 제한한다.

△“에어컨 바람으로 사상 최악의 폭염 극복”

안동시는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해 올 2월 21일부터 휴관했던 지역 내 경로당 530개소 운영을 재개했다.

A 경로당 한 어르신은 “코로나19 사태로 경로당이 장기간 문을 닫으면서 우울증, 답답함이 컸다”고 회고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올해 사상 최악의 폭염이 예상된다는 예보에 열사병이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며 “경로당이 문을 열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있어 다행이다”고 했다.

△봉화군 256곳 중 오늘 44곳 운영 재개

봉화군은 23일 관내 경로당 256곳 중 44곳을 개방하는 등 단계적 운영을 재개한다.

군은 봉화읍을 비롯한 10개 읍면 경로당에 대해 일제 소독을 실시했다. 또 경로당에 감염관리 책임자 3인(담당공무원·이장·경로당회장)을 지정하고 손소독제, 비접촉식 체온계, 관리대장 등을 비치했다. 경로당 이용 시 준수사항은 입구에 붙였다.

허정일 봉화읍장은 “혹서기 무더위 경로당 운영을 위한 물품 준비와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

경산시는 27일부터 관내 380개소의 경로당을 개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24일까지 청소와 방역 등 안전 점검키로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각 경로당은 외부인 출입금지, 이용자수 최소화, 출입 시 발열체크, 출입자 명부관리 등 방역지침을 준수해야 한다”며 “도내 23개 시·군을 대상으로 경로당 운영실태 및 재개 계획을 파악을 하고 있다. 경로당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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