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특정 직업군 섭외로 변경 최고 시청률
‘비긴어게인’ 국내·힐링 버스킹으로 전환 ‘호평’

‘유 퀴즈 온 더 블럭’. /tvN 제공

각종 방송 프로그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제작을 잠정 중단하거나 내용을 대폭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가운데 이러한 위기에 적절히 대응한 일부 예능이 주목받고 있다.

해외여행이 어려워지고 일반 시민들과의 접촉이 불가능해진 환경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구성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지만, 바뀐 포맷이 오히려 더 호평을 받는 분위기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원래 MC 유재석과 조세호가 시민들의 일상으로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퀴즈를 푸는 예능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시즌3부턴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스타들이 직접 발품을 팔아 부동산 매물을 소개하는 MBC TV ‘구해줘! 홈즈’ 또한 한동안 녹화를 중단했었고, 연예인 출연진이 무작위로 시민들의 집을 방문하는 JTBC ‘한끼줍쇼’는 지난 2월 마지막 촬영을 한 뒤로 아직도 재개 여부가 불투명하다.

코로나19 이후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포맷을 변경해 일반 시민이 아니라 특정직업군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미리 섭외해 만나는 구성으로 변화를 줬다. 22일 방송하는 ‘돈’ 특집에선 서울시 38세금징수과 관계자들과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만나고, 제헌절 특집에선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변신한 박일환 전 대법관, ‘호통 판사’ 천종호 판사 등과 이야기를 나누는 식이다.

출연자가 불특정 다수에서 섭외된 인물로 바뀌면서 프로그램의 주제는 뚜렷해졌고, 집중력도 덩달아 높아지고 이야깃거리도 풍부해졌다. 시즌1, 2 시청률은 1∼2%대였지만 시즌3로 넘어와선 현실판 ‘슬기로운 의사생활’ 특집 시청률이 평균 3.1%(닐슨코리아), 제헌절 특집이 3.2%를 기록하는 등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비긴 어게인 코리아’.  /JTBC 제공
‘비긴 어게인 코리아’. /JTBC 제공

JTBC ‘비긴 어게인’ 또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이국적인 풍경이 주는 분위기, 국적을 허무는 음악의 힘 등은 ‘비긴 어게인’의 원동력이었지만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은 해외여행도, 버스킹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에 ‘비긴 어게인’은 시즌4부터 변화를 꾀했다. ‘비긴 어게인 코리아’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 거리두기 버스킹을 진행했고, 이전과 다른 ‘비긴 어게인’만의 색깔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고 있다.

시즌 초반엔 ‘떨어진 거리를 음악으로 채운다’는 기획 의도 아래 음악이 전하는 위로에 집중했다. 1회에선 텅 빈 공항을 찾아가 검역으로 고생하는 직원들의 노고를 듣고, 이들이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음악을 들려줬다. 2회에선 코로나 19가 창궐했던 대구 지역 거점 병원에서 지친 의료진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안겨줬다. 5∼6회에선 버스킹 장소로 잘 쓰이지 않는 공간을 새롭게 발굴해내면서 ‘음악과 공간의 재발견’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여름철 잔디밭으로 빼곡한 스키장 정상에서의 공연이 그 예다.

특히 출연자 헨리가 포항 제철소의 소리를 이용해 루프 스테이션으로 ‘빌리버’(Believer)을 연주하는 장면은 유튜브에서 180만뷰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원곡 자인 이매진 드래건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극찬을 보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