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미화’ 발언 논란

‘19일 이승만 전 대통령 서거 55주기 추모식이 열린 가운데, ‘이승만 미화’에 대한 비판 섞인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이 전 대통령 55주기 추모식<사진>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주 원내대표 외에 윤창현·배현진·배준영·한무경·허은아·박진·신원식·조성호 등 통합당 의원이 참석했다. 이언주, 조원진, 강효상 전 의원도 자리했다. 다만, 추모사를 읽기로 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불참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조화를 보냈다.

이날 주 원내대표는 “우남 이승만 박사의 서거 55주기를 맞아 어르신의 위대하고 크신 업적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이 어르신이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남긴 커다란 업적을 추모한다”며 “이승만 전 대통령이 세운 대한민국 이념과 방향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자괴감이 들면서 부끄럽고 송구하다”고 했다.

그는 “한 인간의 일생에 이처럼 전인적이고 문명사적 전환기에 다양하고 큰일을 하신 어르신이 계셨다는 것이 우리에게 큰 축복이자 자랑”이라며 “대한제국 말기 애국독립운동과 일제하의 독립운동, 상해임시정부 수립, 대만민국 유일한 UN 합법정부 인정, 6·25 동란에서 대한민국을 지킨 일, 한미동맹의 기초를 닦은 일 등 실로 건국 대통령으로서 너무나 큰 업적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중에서 가장 소중한 건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라는 대한민국의 초석을 놓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분이 대한민국의 국가 초석을 놓으면서 남북대결서도 우리가 우위를 점령하고 오늘날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나 돌이켜 오늘날의 현실을 보면 과연 우리 후배 후손들이 이 어르신이 건국하면서 세운 대한민국 이념과 방향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가”라며 “어르신이 기초를 놓은 대한민국이 제대로 갈 수 있도록 후배 정치인이 최선을 다해 뭉치고 노력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겠다는 큰 결심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4·19 혁명과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6·25 전쟁 당시 한강 다리를 폭파하고 국민을 남겨놓고 도망쳤던 사람을 미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역 대학의 한 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헌법은 4·19 혁명의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은 4·19 혁명에 의해 퇴출된 대통령인 만큼, ‘이승만 미화’는 우리 헌법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네티즌들도 가세했다. 한 네티즌은 “6·25 전쟁 당시, 이승만은 한강다리를 폭파하고 도망친 인물”이라면서 “친일청산을 하지 못한 일이 두고두고 발목을 잡고 있다”고 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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