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욱 시인
김현욱
시인

‘유튜브’를 ‘유 선생님’이라고도 한다. 보통 선생님이 아니다. 가히 팔방미인, 박학다식, 모르는 게 없고, 안 해본 게 없는 선생님이다. 그동안 유 선생님께 배운 실력자들이 한 둘이 아니다.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6살 소녀는 5개 국어를 유 선생님께 사사(?)했다. 10대 드럼 천재도 유 선생님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개별레슨으로 실력을 키웠다고 한다.

나도 유 선생님께 주역과 바둑, 통기타, 연필 스케치, 집짓기, 기업 재무제표 보는 법, 스포츠마사지, 전원주택 분석 등의 강의를 들었고 지금도 듣고 있다. 돈 한 푼 내지 않고 공짜로 듣는다. 물론, ‘광고 건너뛰기’ 버튼을 클릭해야하는 작은 수고가 있지만, 강의의 수준도 괜찮고 커리큘럼도 체계적이다. 근자에는 김지윤 박사와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의 강의를 유 선생님의 도움으로 듣고 있다. 나는 김지윤 박사와는 일면식도 없고, 홍익대는 가본 적도 없지만, 두 사람의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뛰어난 안목과 식견에 그저 감탄하며 들을 뿐이다. 자연스레 김지윤 박사와 유현준 교수의 책을 구입했고, 밑줄을 그으며 그들의 것을 내 것으로 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무엇보다 유 선생님께 고마운 것은 명상에 대한 폭넓은 가르침이다. 개인적인 병고로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시절에, 명상을 만났다. 명상과 관련된 수많은 책을 찾아 읽었지만, 실천과 수행의 영역에서 언제나 답답하고 막막했다. 그러던 차에 유 선생님께서 거창 붓다선원 진경 스님과 춘천 제따와나선원 일묵 스님의 영상을 보여주셨고, 전현수 박사의 강의를 소개해주셨다. 붓다선원은 방학을 이용해 다녀오기도 했고, 일묵 스님과 전현수 박사의 책은 밑줄을 긋고 또 그었다. 살면서 명상을 만난 것은 크나큰 행운이다. 사마타와 위빠사나. 모든 명상은 여기에 속한다. 계(戒), 정(定), 혜(慧).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 아직은 까마득하고 아득하고 범접할 수 없는 진리의 법이지만, 날마다, 조금씩, 꾸준히 사마타와 위빠사나 명상 수행을 통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유현준 교수는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사람이 사람을 돌보는 일’이 가장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나는 사람들의 특히,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싶다. 아픈 아이들이 너무 많다. 아픈 마음들이 너무 많다. 몸은 성인인데 마음은 아직 유년기에 머물러 불안과 회피를 되풀이하는 어른들도 많다. 그들은 자신을 괴롭히거나, 타인에게 상처를 주면서 살아간다.

세계적인 위빠사나 명상 지도자 고엔카는 “진리를 직접 경험하는 유일한 방법은 내면을 바라보는 것, 자신을 관찰하는 것”이라고 했다.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외부로 향한 시선을 멈추고, 자신의 내면으로 시선을 돌려, 자신을 보라는 뜻이다.

내 나이 마흔 중반. 서원(誓願)을 세운다. 상담 공부와 명상 수행을 통해 사람을 돌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힘닿는 데까지 가보련다. 여러 가지로 유 선생님께 큰 은혜를 입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유 선생님은 다름 아닌,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생의 선배, 동료들이다. 바로 당신이 나의 소중한 유 선생님이다.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