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회 맞는 지역 전통행사
올해는 코로나 대응 취소
“내년에 더 큰 행사로 보답”

반세기가 넘게 포항의 전통행사로 자리매김해온 ‘8·15광복 면민체육대회’가 올해는 코로나19로 개최되지 않는다.

‘포항 신광면민 친선축구대회’로 불리는 이 대회는 올해 69회째를 맞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초유의 감염병 사태가 지속함에 따라 행사 개최를 취소하기로 최근 결정됐다. 예정대로라면 내달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열릴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창궐로 인한 감염병 확산 위험에 따라 주최 측인 신광면체육회가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손병열 신광면체육회 사무국장은 “전통도 중요하지만, 국가적인 재난사태를 맞아 감염병 확산을 예방하자는 취지에 공감하고 동참하고자 대회 개최를 하지 않기로 했다. 역대 회장 및 주민들과의 수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내린 결론”이라면서 “내년에는 행사가 70회를 맞이하는 만큼, 더 큰 행사로 주민들과 출향인들에게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이 대회는 일제의 강점에서 벗어난 대한민국의 광복을 기념하기 위해 1947년 8월 15일 첫 개최됐다. 고인이 된 이석대, 차희수 씨 등 당시 뜻있는 젊은이들이 일제침략과 같은 외세의 침략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축구를 통해 면민 전체가 하나로 뭉치자는 취지로 개최한 것이 동기가 됐다.

이후 수십 년간 지역의 전통행사로 남아 있으면서 지역민들과 출향인들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 왔다. 매 행사마다 2천여 명의 지역주민 및 출향인들이 함께 모여 메인 종목인 축구를 비롯해 윷놀이와 씨름, 노래자랑 등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지난해 대회에서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아 태극기 퍼포먼스를 펼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1947년 첫 개최 이래 이 대회가 개최되지 않았던 적은 6·25전쟁이 터진 1950년과 51년, 52년, 가뭄이 극심했던 1959년과 1982년에 이어 올해까지 단 6번이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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