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호권 사진작가가 포토 콜라주 형식으로 2017년 작업한 ‘꽃-다시보다’ 시리즈 작품들.
나호권 사진작가가 포토 콜라주 형식으로 2017년 작업한 ‘꽃-다시보다’ 시리즈 작품들.

사진 이미지는 조각난 단편들이다. 촬영 대상 이외의 주변 상황들은 사진가에 의해 가감되며 그 경계를 결정하는 것이 사진작가의 권한이자 의지이며 성향이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이미지화된 대상은 그 본질적 의미가 변형되기도 하며 외양적으로 분리되기도 한다. 그래서 작가의 주관이나 의도, 철학, 사상 등이 개입되고 일반적이고 보편적이었던 대상에서 새로운 의미로 재창조, 재해석되는 것이다.

나의 작업은 대상을 세부적으로 분해해 그 본질에 대해 고찰(考察)하고 분해된 단편들을 다시 중첩, 조합하는 과정에서 프레임을 붕괴해 통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도로 시작됐다.

 

팝아트 선구자인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의 포토 콜라주 작품들이 모티브(motive)가 됐으며, 2009년 ‘오천시장 풍경’을 포토 콜라주 형식으로 제작했다. 이후 콜라주 형식은 유지하며 대상에 대한 시점의 변화를 주지 않으므로 익숙함과 어색함이 공존하는 데 중점을 둔 작업을 하게 됐다.

대상에 대한 탐구와 이해, 그리고 그 대상만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울림을 찾기 위한 노력은 내 사진 작업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나호권(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