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80대 할머니
거액 인출 수상히 여겨
새마을금고 직원이 신고

코로나19 확산세에 편승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고령으로 사리분별에 취약한 노인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대구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대구 서구에 사는 고령의 할머니 A씨(87)가 보이스피싱범에 속아 거액을 인출하려다 새마을 금고 직원의 기지로 소중한 재산을 지켰다. 이날 A씨는 ‘개인정보가 유출돼 관련 통장 안에 있는 현금을 인출해 집에 놓아두라’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다급히 집 근처 중평새마을금고를 찾아 현금 1천만원을 인출하려 했다. 새마을 금고에 들어선 A씨는 누군가와 통화를 계속하며 거액의 현금 인출을 재촉했고, 현금만 찾는 점을 수상히 여긴 새마을 금고 직원이 경찰에 고액인출로 곧바로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신속히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현금인출 사유를 물었으나 A씨는 “병원비 및 생활비로 현금이 필요하다”라며 정확한 답변을 피했고, 전화통화 내용을 숨겼다. 보이스피싱범이 통장 내 현금을 찾아 집에 놔두고 현금 인출 시까지 휴대전화기를 끊지 않고 자신의 지시만 들을 것을 종용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하고 A씨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새마을금고 상담실에서 심층상담을 진행했다.

A씨를 설득한 경찰은 휴대전화에 걸려온 전화번호가 국제전화임을 확인하고, 개인정보 유출 관련 보이스피싱임을 확인시켰다. 경찰의 설명을 들은 A씨는 가슴을 쓸어내렸고, 안심한 그는 찾은 돈을 재입금하고 귀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와 함께 노인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고, 수법도 정교화되고 있다”며 “금융기관은 고령의 노인이 거액의 현금을 인출 할 경우 보이스피싱이 아닌지 관심을 둬 피해방지에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상선기자

    심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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