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마리 부화해 10마리 희생
반영구 인공모래섬 성과 거둬

멸종위기종 바닷새인 쇠제비갈매기가 안동호 인공 모래섬에서 2년 연속 번식에 성공<본지 5월 29일자 1, 5면 보도>해 내륙인 안동호에 완전히 정착했다. 12일 안동시에 따르면 안동시가 국내 최초로 안동호에 조성한 인공 모래섬에서 지난 5월 중순께 태어난 쇠제비갈매기 새끼 71마리 중 61마리가 무사히 어미 새로 성장한 후 최근 이곳을 떠났다.

안동시가 인공 모래섬에 설치한 태양광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지난 4월 6일 오후 쇠제비갈매기가 처음 관측됐다. 이후 지난 5월 22일 처음으로 쇠제비갈매기 새끼가 탄생한 데 이어 26개 둥지에서 새끼 71마리가 태어났다.

70여 마리의 새끼들 가운데 5마리가 수리부엉이 등 맹금류, 4마리는 자연 폐사, 1마리는 사람에 의해 희생돼 모두 61마리가 성장해 떠났다. 이는 지난해 이곳에서 39마리 만이 성장해 날아간 것보다 무려 56%나 늘어난 것이다.

이같이 많은 수의 쇠제비갈매기가 부화해 성장, 떠나기까지는 안동시가 조성한 인공 모래섬과 그곳에 설치한 은신처용 파이프(지름 12㎝·가로 90㎝) 35개가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시는 지난 3월 전국 최초로 쇠제비갈매기 서식처 보호를 위해 안동호 안에 1천㎡ 규모의 영구적인 인공 모래섬을 조성했다. 앞서 시는 지난 1월 전문가와 시의원, 방송인,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쇠제비갈매기 보금자리 조성 추진 협의체를 통해 보금자리 설치공법과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어 지난해 임시로 조성한 인공 모래섬보다 튼튼하면서 영구적으로 가능한 인공 모래섬(가로 50m·세로 20m)을 최근 3억 원을 들여 이곳을 조성했다.

지난해 시가 이와 같은 규모로 인공섬을 조성했지만, 퍼즐 조각처럼 플라스틱 구조물을 연결해 만든 것이라 강풍이 불면 인공섬 전체가 지진이 난 것처럼 일렁거린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반영구적인 이 섬은 녹이 스는 걸 막기 위해 섬 테두리는 아연 강판을 사용했다. 섬 위에는 마사토(굵은 모래) 160t을 깔았고, 섬 아래엔 물에 뜨는 드럼통 1천800개를 설치했다. 무게만도 340t이 넘는다. 배수관 200개도 설치해 인공섬에 홍수가 나는 걸 방지했다. 섬이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t이 넘는 콘크리트 닻 6개를 수면 아래로 내리기도 했다.

예민한 새들을 위한 세심한 장치도 마련됐다. 쇠제비갈매기들을 인공섬에 안착시키기 위해 새와 똑같이 생긴 인공 조형물 12개를 설치했다.

이렇게 해서 만든 인공섬은 댐 수위가 늘어나 물속 12m 아래로 가라앉은 기존 쌍둥이 모래섬에서 120m 떨어진 인근에 설치됐다. 물이 줄었을 경우 충돌을 방지하자는 차원이었다.

안동시 관계자는 “쇠제비갈매기는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오는 습성을 가졌다”며 “기존 서식지를 더 확장하고, 도산서원 등 안동호 상류와 연계한 생태관광 자원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병현기자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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