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에 훈련비 입금시킨 뒤
역송금 방식으로 되돌려받아
선수에게 훈련비 각출하기도
경주시체육회, 폭행 등 혐의
트라이애슬론 팀닥터 고발

8일 오전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에서 여준기 경주시 체육회장이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운동처방사 안모씨를 성추행과 폭행 혐의로 고발하려고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경주시체육회 소속 전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경기) 유망주 고 최숙현 사망사고와 관련해 트라이애슬론 선수단 해외 전지훈련비에 대한 착복 의혹이 제기됐다.

7일 익명을 요구한 경주시 체육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9일부터 3월 4일까지 45일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진행된 ‘2019년 동계강화 해외 전지훈련’ 직전 A여행사는 입금된 전지훈련비 8천200여만원을 부가세와 수수료 일부를 뺀 나머지 금액을 다시 트라이애슬론 감독에게 재송금 해줬다는 것. 이후 감독는 여행사를 제외하고 직접 해외전지훈련장 등을 정해 훈련을 갔다왔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같은 해외전지훈련비 역송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수년간 지속적으로 행해진 좋지 못한 관행으로 사법기관에서 해외전지훈련비 용도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주시는 경주시체육회에 연간 총 예산 56억원을 지원한다. 직장운동경기부 30여억원으로 이 중 트라이애슬론 9억원이 편성됐다. 이밖에 검도 3억3천, 우슈 8억5천, 마라톤 6억2천, 궁도 2억1천만원 등이다.

이와함께 지난 6일 국회회관에서 열린 동료 선수들의 기자회견장에서도 선수들은 “해외전지훈련비 명목으로 개인당 100만원씩 각출했다”고 폭로했다.

최 선수 아버지는 지난 2월 6일 경주시청을 방문해 가혹행위에 대한 민원을 처음 제기했으나 경주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묵살했다고 폭로했다.

경주시의 미온적인 태도에 화가난 최 선수측은 지난 3월 5일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검찰은 3월 9일 경주경찰서에 조사를 이첩했다.

경주경찰서는 3월19일 폭행 등에 대해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고 4월 22일부터 5월28일 사이 피의자 및 참고인을 조사했다. 이후 5월 29일 피의자 4명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해외전지훈련비 유용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경주시체육회의 자금 흐름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 경주시 체육회 모 간부는 “해외전지훈련비 역 송금은 자신이 근무 할 당시에도 문제가 되었으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현재 경찰에서 수사중인 사항이어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 체육회 여중기 회장은 8일 오전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에 고 최숙현 선수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술론 직장운동부팀 운동처방사 안모씨를 성추행과 폭행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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