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준공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기념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이 빠지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이름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미래통합당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이름을 지우라”고 요구했다.

통합당 김희국(군위·의성·청송·영덕) 의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통해 “우리의 속을 상하게 하고 ‘판단 능력이 저 정도 밖에 안되나’라는 의구심을 자아낼 무참한 일이 발생했다”며 “기념비 건립은 당연하지만 참으로 기묘하게도 헌정인이 느닷없이 김현미 장관으로 새겨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북도속도로 건설 당시 ‘차도 없는 나라에 고속도로가 웬 말이냐’, ‘고속도로를 만들어봤자 서민들은 타지도 못하고 돈 많은 자들이 놀러다니기만 좋게 할 것’이라는 저열하고 집요한 선전선동을 일삼은 자들의 후예가 갑자기 변신해 기념비의 헌정인이 되는 괴기스러운 일이 생긴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통합당 최영두 원내대변인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지을 때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이 격렬하게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진행한 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 50주년 기념 선언문비에 구미산단을 조성한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이 빠졌고, 지난해 9월에는 구미시가 주최한 구미공단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박 전 대통령을 제외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 홍보 동영상만 상영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개통 50주년을 맞아 지난달 말 추풍령휴게소 준공탑 옆에 새로 명패석을 만들었으며 여기엔 실제 공사에서 시공을 지휘하거나 현장공사에 참여한 이들의 자긍심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추진된 것”이라며 “당시 공사시공을 총지휘한 건설부를 잇는 국토부를 대신해 김 장관의 이름이 명기된 것이며, 이밖에 국방부 건설공병단, 설계·건설시공사 등 총 530명의 명단이 포함됐다”고 해명했다. /박형남기자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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