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국민 건강 지키기 위해 헌신
이철우 지사 등 22,954명 서명
통합당 경북 국회의원 전원 동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헌신했던 고(故) 허영구 원장을 ‘의사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를 비롯해 경북 국회의원이 발벗고 나서는 중이다.

코로나19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2월과 3월 확진자가 점차 확산됨에 따라 일시적으로 병원이 폐쇄되거나 도내 병원들이 자체 휴원을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경북 김천 출신으로 경산에서 내과의원을 운영하며 환자들을 돌보던 고 허영구 원장은 평소보다도 더 활발한 진료활동을 하며 위급한 환자를 돌보았다. 하지만 단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진료하기 위해 노력했던 허 원장 자신도 코로나19에 감염돼 결국 목숨을 잃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의료진의 첫 번째 사망 사례였다.

고 허영구 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곳곳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 허 원장 타개 직후인 지난 4월 4일 SNS를 통해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다 감염된 우리 의료진이 처음으로 희생되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너무도 애석하고 비통한 마음이며 떠나보내는 순간마저도 자가격리 상태로 곁을 지키지 못한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겠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고 허영구 원장을 추모하며 애도하는 묵념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경산시의 안경숙 보건소장은 “코로나19 환자로 보건소에서 일반 환자 진료를 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환자를 의뢰하면 흔쾌히 받아주던 분이며 코로나19사태 대처에 크게 기여하신 분”이라며 고 허 원장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했다.

이와 관련, 미래통합당 송언석(경북 김천) 의원은 ‘코로나 사태에 맞서 환자의 건강을 위해 전력하다가 희생한 고(故) 허영구 원장에 대한 의사자 지정에 관한 청원’을 국회 민원지원센터에 제출했다고 8일 밝혔다. 청원에는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를 비롯해 지역 국회의원 13명 등 2만2천954명이 동참했다. 앞서 김천 출신의 송 의원은 고 허 원장의 의사자 지정을 촉구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의사자 지정 청원을 준비했다. 송언석 의원은 “적극적 의료행위를 하다가 희생되신 고 허영구 원장은 의사자로 지정돼야 마땅하다”며 “국내 의료진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계승하기 위해 고 허영구 원장이 의사자로 지정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영구 원장의 김천고등학교 후배인 정희용(고령·성주·칠곡) 의원은 “어려운 시기에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의료행위를 하다 고귀한 희생을 하신 고 허영구 원장을 우리 사회에 귀감으로 삼아 의사자로 지정해야 한다”면서 “이를 계기로 목숨을 바쳐 헌신한 의료인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국가가 합당한 예우와 지원을 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 허영구 원장은 김천에서 태어나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경북 경산에서 ‘허영구 내과의원’을 개원해 수십 년째 진료활동을 펼쳤다. 지난 2월 26∼27일께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면서 환자의 상태를 열심히 듣다가 감염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 허 원장은 평소 환자의 증상과 관련된 것이라면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꼼꼼함이 오히려 발병의 원인이 됐고 지난 3월 18일 근육통으로 경북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다음 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이후 상태가 급속히 악화됐다가 지난 4월 3일 애석하게도 타개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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