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보다 참 희한한 꼴을 다 보고 산다. 우리는 지금 재판을 받는 형사 피고인들이 연일 검찰총장을 훈계하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 경력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재판 중인 열린우리당 최강욱 대표가 수시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할퀴는 중이다. ‘살아 있는 권력에도 엄중히 수사하라’는 대통령의 말을 곧이곧대로 실천한 윤 총장이 피고인들에게마저 조리돌림을 당하는 일은 결코 온당해 보이지 않는다.

최강욱 대표는 페이스북에 윤 총장을 ‘윤석열 씨’로 지칭하면서 “더 이상 질척이지 말자”면서 특히 검사장 회의에 대해서 “역모를 꾸민다”고 비난했다. 최 대표는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제 기억엔, 깡패조차 그렇게 말했다”고 전제한 뒤 “조폭의 의리와 맹목적 조직 이기주의만 남은 검찰은 공조직, 공기관도 아니고 정부도 아니다”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언론과 거래하며 협잡한 측근을 보호하려다 장관의 지휘에 거역하고 ‘배덕한 몸’이나 ‘무뢰한’이 될 뿐, 모양이 살지를 않는다”는 험담도 퍼부었다.

역시 피고인 신분인 조국 전 장관도 나서서 “통제받지 않는 검찰총장을 꿈꾸는 것은 ‘검찰 파쇼’를 도입하자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울산 선거부정 의혹사건의 피고인인 민주당 황운하 의원도 기회 있을 적마다 윤 총장을 향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 같은 기현상에 대해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만방자한 거대 여당의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가 죽어지내던 조국마저 ‘좀비 조국’으로 불러내고 있다”면서 “장관의 수사지휘를 반대하는 윤석열 총장에 대해 검찰 파쇼라고 규정한 조국이나, 조폭 검사들의 쿠데타라고 비난하는 최강욱 둘 다 공범으로 재판 중인 자들”이라고 상기했다.

권력투쟁 과정에서 상반된 주장과 인신공격이 다반사인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권력을 가진 형사피고인들이 검찰총장을 동네북 취급하는 듯한 모습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 평범한 국민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과도한 언행들이 일깨우는 위화감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자중자애가 필요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