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 유전자 변이 과정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이나 필로도피아 등으로 감염력이 최대 6배까지 높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듀크대와 영국 셰필드,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셀(Cell)’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높은 변종으로 대체되고 있다”면서 “최근 유행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와 다른 변종임을 확인했다. 수천 개에 달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염기서열 중에 돌연변이 14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변종 바이러스를 ‘G614’로 명명했다. G614는 유럽과 미국에서 ‘D614’로 불렸던 기존 바이러스를 거의 완전히 대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초까지만 해도 유럽 외 지역에서 G614 변종은 매우 드물었지만, 3월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발견 빈도가 급증했다.

이를 두고 연구진은 G614의 전염 속도가 D614보다 빠른 것으로 풀이했다. 전파력을 알아보기 위해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환자 약 1천명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한 결과, 변종 바이러스 전파력이 최대 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나 비강, 목에서 더욱 빨리 증식해 전파 속도 역시 기존보다 3∼9배 높다. 바이러스가 숙주로 들어갈 때 표면에 돌출돼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사용하는데, 변종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작고 효율적으로 바꿔 침투력을 높인다. 주로 호흡기 상부에 머무르면서 기침을 통해 주변으로 분출되기 때문에 전파력까지 강하다.

연구팀은 유전자 배열 확인뿐만 아니라 인간과 동물 상대 시험, 세포 배양 등을 통해서도 변종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변종 바이러스가 초기 코로나19와 비교해 더 치명적인 것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백신에 영향을 받는지 파악 중이다.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이 대부분 스파이크 단백질에 초점을 맞췄지만, 변종이 아닌 이전 형태의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D614 형태나 변종인 G614 역시 완치 환자의 혈장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아직 바이러스 자체가 유전적 변이를 일으킨 것인지, 다른 요인에 의해 변형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며 “바이러스 돌연변이 근원을 찾으려면 살아있는 세포를 대상으로 추가 실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촉수를 뻗어 주변 세포까지 감염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가 바이러스 명령에 따라 여러 갈래의 촉수를 뻗는다는 사실을 논문으로 밝혔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세포가 ‘필로도피아’라고 불리는 가느다란 촉수를 만들고 주변 세포를 파고들어 좀비를 만들어내듯 바이러스를 전파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세포에 침투한 다음 세포를 사멸시켜 물질을 방출하는 방식으로 증식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포를 죽이지 않고 ‘좀비 촉수’라는 무기를 하나 더 장착한 셈이다.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에이즈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필로포디아를 사용하는데, 코로나19는 다른 바이러스보다 촉수가 훨씬 많은 갈래로 뻗어 나왔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빠른 전파를 위해 진화 과정에서 촉수 등의 방법을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의 예상과 다른 점이 많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불길하게 작동한다”고 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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