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53번 확진자, 감염 숨긴 채
7일간 시내 활보… 포항도 다녀가
배우자 확진 판정·접촉자 36명
간접접촉 파악 안돼 재확산 우려

경주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가 의심 증상이 있었지만 곧바로 검사를 받지 않고 감염사실을 숨긴 채 7일간 외부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경주시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경주의 53번 확진자 A씨(68)는 지난달 26일 발열과 기침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달 24일 경기도 고양에 갔다가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이후 발열과 기침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였지만, 집에 머물며 상황을 지켜보거나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는 등 코로나 감염확산 방지를 위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다.

A씨는 지난달 26일부터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7월 2일까지 경주시내 의원, 약국, 식당, 빵집, 교회, 커피숍, 금융기관, 병원 등을 다녔다. 특히 포항으로 건너와 자동차대리점과 음식점 등지를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검사를 받은 2일에도 곧바로 집에 가지 않고 공원에 30분간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A씨와 접촉한 사람은 36명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이달 3일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배우자 B씨가 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A씨 접촉자와 B씨 접촉자는 현재까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A씨가 일주일 동안 방문했던 장소에 드나든 간접접촉자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 않고 있어 2, 3차 감염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A씨는 모든 곳에서 마스크를 착용했고 기침이나 발열 증세가 심하지는 않았다고 한다”며 “의원이나 약국에 간 것이 지병 때문인지 코로나19 의심 증세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처음 의심 증세가 나타났을 때 곧바로 검사를 받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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