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체육회, 감독·선수 2명 등
총 3명 대상 사실관계 등 확인
팀닥터 관련 구타 증언 나와
검찰, 최숙현선수 사망사건 수사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배당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망주 고 최숙현 선수가 지도자와 선배들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주시체육회가 2일 감독 직무 정지를 결정했다.

경주시체육회는 이날 오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선수 2명 등 총 3명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폭행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팀닥터는 선수단 소속이 아니어서 인사위원회 청문 대상에서 빠졌다. 팀닥터는 선수단이 전지훈련 등을 할 때 임시 고용한 물리치료사로 알려졌다.

인사위원회는 경주시 체육회장, 경주시 국장, 과장, 시의원, 체육회 사무국장, 외부인사 2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감독이 선수단의 관리·감독을 소홀히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감독을 우선 직무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최 선수를 폭행한 의혹을 받는 선수 2명이 폭행 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함에 따라 이들을 당장 징계하지는 않기로 했다.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은 인사위원회를 마치고 “팀닥터의 구타 증언이 계속 나오고 실질적으로 폭행에 연루된 사람은 팀닥터로 파악된다”며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선수단 간 폭행은 없었다고 하고 감독 역시 폭행을 시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은 최 선수를 트라이애슬론에 입문시켰고 애착을 가졌다고 하며 다른 팀으로 간 것도 감독이 주선했다고 한다”면서 “2월까지 감독이 최 선수로부터 받은 카톡 메시지에는 ‘고맙다’라거나 ‘죄송하다’란 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독으로서 폭행 건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서 일단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직무에서 배제하고 판결이 나오면 내규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에 대해 검찰 역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대구지검은 2일 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 사건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대구지검은 이날 경찰이 조사해 넘긴 소속팀 지도자와 선배들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 최 선수 사건을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양선순) 에 배당했다.

이 사건은 원래 최 선수가 감독 등을 고소한 것으로, 경찰은 지난 5월 29일 감독에게 아동복지법 위반·강요·사기·폭행 혐의를, 팀닥터와 선배 선수 2명에게 폭행 혐의를 각각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송치했다. 그러나 가해자와 유족 등 사건 관계자 대부분이 대구지검 본청 담당지역에 살고 있어 사건이 넘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경찰 수사 자료를 검토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지도자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사건을 지난달 초 넘겨받은 것은 맞지만 수사 중인 사항에 대해서는 밝힐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남긴 뒤 부산 숙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지난 2017년 경주시청 운동부에 입단한 최 선수는 2018년은 컨디션 저조로 쉬고 2019년 다시 활동에 들어가 지난 1월 부산시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 선수는 경북체고를 졸업했으며 제57회 경북도민체전에서 3위,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2위를 수상했다.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로 활동한 그는 지난 3월 “훈련 중에 가혹행위가 이어졌다”며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팀닥터, 선배 선수 2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경주시청 팀원들과 식사 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 정도의 빵을 먹게 한 행위, 복숭아 1개를 감독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한 사례, 체중 조절에 실패하면 3일 동안 굶게 한 사례, 슬리퍼로 뺨을 때린 행위 등 피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성호·김영태기자

    황성호·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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