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장기면은 고려 말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최적의 유배지였습니다.

유배인을 감독할 수 있는 감독청으로 현청뿐 아니라 수군만호까지 한 개 더 있다는 점과 한양에서 멀리 떨어진 연해지역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이었습니다.

조선시대 의금부에서 죄인의 배소를 지정한 곳을 기록한 ‘의금부노정기’에 유3천리 유배지로 장기가 등재됐고, 조선 내내 유배지로 널리 활용됐던 것입니다.

조선시대 장기에 유배된 이는 220여 명에 이릅니다. 이들 가운데 다산 정약용, 우암 송시열 같은 사대부 외에도 중인, 평민, 노비 등도 있었습니다. 이들 유배인의 삶은 ‘유배문화’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장기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배인들이 머물다 간 유배지는 한 선비에게는 말 못할 고통의 장소였겠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문학의 산실이자 더 높은 문화의 보급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장기 유배의 독특한 조선 문화, 그걸 기록으로 남겨볼 순 없을까 고심 끝에 지난해 6월 본지가 향토사학자 이상준씨의 ‘장기에 가면 조선왕조 500년 역사가 보인다’를 기획특집으로 8개월 동안 연재했습니다. 우리 선조들의 진솔한 삶과 생활을 녹여 냈다고 자평합니다. 그리고 더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본지 창간 30주년을 맞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습니다. ‘장기 고을에 가면 조선왕조 500년이 있다’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나온 이 책의 출판기념회를 2일 포항수협 송도회센터 3층 대강당에서 개최합니다. 대구·경북 시·도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 행사 일시·내용

△ 일시: 2020년 7월 2일(목) 오후 4시 △ 장소: 포항수협 송도회센터 3층 대강당

△ 행사내용: 식전공연, 개회, 내빈소개, 저자 인사말, 축사, 북 토크, 축하공연,

저자 사인회, 폐회 △주최·주관 = 경북매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