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회, 내달 의장단 선거
캐스팅보트 쥔 민주
부의장·상임위원장 기대
도의회 민주 의원들 상임위 요구
대구시의회, 민주당 부의장 선출
국회선 민주당 독식 ‘엇박자’
일부 “민주 배제해야” 주장도

대구와 경북 지방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10석을 차지한 포항시의회에서는 어느 때보다 강한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항시의회는 오는 7월 3일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치른다. 현재 포항시의회의 의석은 미래통합당 19석, 더불어민주당 10석, 무소속 3석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에 따라,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미래통합당이 후보 단일화를 성공한다면, 무난하게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차지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상황은 그다지 녹록하지 않다.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미래통합당 소속 시의원들이 “양보는 없다”며 서로간의 입장차이만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캐스팅보트를 쥐면서,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리는 추세다.

이와 관련, 포항시의회 민주당은 ‘부의장 또는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거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정당의 의석수에 따라 상임위원장 자리를 배분하는 국회 관행을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총 32석 중 민주당 의석 수인 10석과 무소속 3석 등 총 13석의 몫을 배정해달라는 의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희정 포항시의원은 “부의장이나 상임위원장 자리 자체에 대한 요구보다는 포항시의회의 1/3을 구성하는 시의원들의 의견이 반영되기 위한 움직임”이라면서 “옛날처럼 정당 개입을 배제하고 의원 전체가 자율투표하면 그것도 따를 용의가 있다. 향후 민주당의 대응은 미래통합당이 어떻게 해주실지에 따라 달렸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경북도의회 역시 비슷하다. 이미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경북도의회 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 앞서 의장·부의장 후보들과 접촉, 상임위원장 자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에서는 이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9일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대구시의회 부의장 선거에서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부의장에 선출됐다. 대구시의회 총 30석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단 5석에 불과했음에도 최종 결과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오면서 다른 지자체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전반기 대구 수성구의회에서는 의석 전체 20석 중 10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면서 대구·경북 최초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의장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9일 국회에서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독식에 나서면서 명분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아울러 포항시의회는 물론 대다수의 지방의회에서 경선을 통한 의장 후보 추리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지방의회가 독자적 노선을 가진다고 하지만, 정당 정치에서 국회의 상황을 완전하게 배제하기는 어렵다”면서 “의원들 사이에서도 내부 경선을 통해, 민주당 등에 여지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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