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전기로 열연공장 사업을 접기로 했다. KG동부제철·포스코에 이어 현대제철까지 사업을 포기하면서 국내 전기로 열연사업은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노사협의회를 열고 노조 측에 당진제철소의 전기로 열연공장 설비를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현대제철의 전기로 열연공장은 지난 4월 박판열연 제품 감산에 들어간 데 이어, 이달 초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전기로 열연공장은 고철(스크랩)을 전기로에 녹여 쇳물을 만든 뒤 눌러 강판을 만드는 설비로 주로 파이프, 건축용 쇠판 등으로 활용됐다.

철광석을 재료로 철강을 만드는 일관제철소에 비하면 비용과 설비가 간편하지만, 고부가 제품을 만들지는 못한다. 일관제철 물량이 부족하고 건설 수요가 많던 시절엔 국내 제철업체들이 많이 가동했다.

하지만 철강 수요가 줄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감산 압박이 심해지면서 국내 업체 모두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

전기로 열연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은 다른 공장이나 부서로 배치할 예정이다. 설비가 빠져나간 공장 부지는 철 스크랩과 코일을 쌓아두는 용도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2005년 5월 박판 열연 상업 생산을 개시한 지 15년 만에 전기로 열연사업에서 손을 뗀다. 앞서 KG동부제철은 2014년, 포스코는 2015년 전기로 열연사업을 중단했다.

15년 만에 전기로 열연사업을 포기했지만, 자동차용 강판과 고부가 철강제품은 일관제철소를 통해 생산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주가 없고 수익성이 맞지 않아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면서 “매각 이외에 공장 부지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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