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 화물겸용 여객선 교체 요구
울릉군·대저건설 협약 잠정 연기

경북 포항과 울릉을 잇는 대형여객선 건조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울릉항로 신규 여객선 실시협약을 체결하기로 했으나 잠정 연기했다고 22일 밝혔다.

경북도에 따르면, 울릉군과 대저건설은 ‘신규 여객선에 25∼30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하고 6개월 이내에 임시로 여객 및 화물 겸용 여객선을 도입한다’는 내용의 실시협약을 맺기로 했다. 앞서 경북도는 울릉군민의 이견 조율을 위해 2차례에 걸쳐 경제특보를 파견하는 등 합의안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경북도 관계자는 “도의회, 군의회, 비대위가 합의문에 대해 더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실시협약 체결을 최종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에는 울릉군 주민참여공모선연대 대표가 이철우 지사를 만나 실시협약 연기를 요청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예정된 건조선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의견을 개진했다.

경북도의회와 군의회 등은 “예정된 실시협약문은 임의조항 등이 많고 부족한 부분이 있어 좀 더 살펴보자”란 취지로 추가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실시협약을 맺으면 재정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도의회, 군의회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울릉군민이 원하는 대형여객선 도입이 조속한 시일 내 이뤄질수 있도록 원만한 합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해 12월 말 대저건설은 ‘운항결손액을 지원받는다’는 조건으로 포항~울릉 항로 여객선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포항∼울릉 항로 대형여객선 썬플라워호가 올해 2월 말 선령과 임대차 계약 등 문제로 운항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저건설은 올해 초 전체 2천125t, 탑승 정원 932명 규모를 갖춘 여객선을 발주키로 했다.

하지만 울릉군과 울릉주민의 반대에 봉착했다. 울릉군여객선비상대책위원회와 울릉을 지역구로 둔 남진복 도의원 등은 “대형여객선을 여객 전용이 아닌 자동차와 화물도 실을 수 있는 화물겸용 여객선(카페리)으로 바꿔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결국 울릉군과 대저해운은 실시협약을 맺지 못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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