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육회-축구협회 갈등 고조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인데
취소땐 경제특수 물 건너가”
중소상인들 실망감 커져

속보=경주시체육회가 경주시축구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함에 따른 법정다툼이 심화<본지 6월 18일자 6면 보도>된 가운데, 경주시의 책임 없는 행정이 결국 관련 축구대회 무산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경주에서 개최되는 전국 최대 어린이들의 축구잔치인 화랑대기전국유소년 축구대회 개최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경주시를 향한 시민들의 눈총이 따갑다.

21일 경주시축구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열리는 20202 화랑대기유소년 축구대회가 내부 사정으로 무산될 전망이다. 해마다 경주시와 한국유소년축구연맹이 주최하는 이 대회는 지난해 전국 122개교, 133개 클럽에서 762개팀 1만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주·야간 1천584경기를 치렀다. 17년 동안 이어온 이 대회는 경주시 축구협회의 축적된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마다 성공적으로 운영해왔다는 평을 받아왔다. 또 여름철 관광 비수기에 진행됨에도 연인원 50만여명의 선수단과 학부모들이 경주를 찾아 450여억원의 지역경제파급효과를 창출해 지역 경제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한 대회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지역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기대감이 더 컸다. 하지만 이번 무산 논란으로 인해 대회를 목놓아 기다리던 경주시 숙박업계 및 식당 등 중소상인들은 큰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경주시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화랑대기 유소년 축구대회가 무산된다면 여름철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객실 예약률이 20∼30%로 경영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회가 무산되면 경제특수는 물 건너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17년을 이어온 전국최대규모의 축구대회 무산과 관련된 일련의 논란에 대해 경주시 등 관련 기관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의견을 냈다.

그러나 경주시는 무산 논란에 입을 닫는 모양새다.

경주시 관계자는 “대회가 무산됐다는 소식은 처음이다”며 “지난 9일 대한축구협회에서 대회 승인을 받았으며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음 주 재논의해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주시축구협회는 경주시와는 다른 입장을 밝혔다.

경주시축구협회 관계자는 “경주시축구협회는 대한축구협회 산하 단체이며 축구협회가 손을 놓은 상태에서 17년 동안 치러온 전국최대규모의 축구대회를 치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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