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포항 창포초등학교 등교수업 현장
마스크 쓰고 수업·열 체크 수시로
점심은 칸막이 치고 혼자서 먹어
무더운 날씨에도 수칙 준수 ‘완벽’
교사들 수업·방역지도 ‘이중고’
“그래도 아이들 보니 좋습니다”

18일 포항 창포초등학교 학생들이 비말 차단을 위해 칸막이를 설치한 뒤 점심을 먹고 있다. /창포초 제공

코로나19가 학교문화를 바꾸고 있다. 교사들은 매일 발열체크와 마스크 착용 여부를 점검하고 학생들은 친구들과 띄어 앉아 수업을 듣는 것을 생활화 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 구성원들은 물론 학부모와 가족들까지 집단방역의 기본수칙을 준수하면서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의기투합하고 있다.

18일 오전 11시께 포항시 북구 창포초등학교 1학년 4반의 교실은 ‘즐거운 생활’의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학생들은 친구들과의 신체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고, 각자 배정된 자리의 책상에 앉아 차분히 수업을 들었다. 교사의 질문에 아이들은 또랑또랑하게 발표를 했다. 예전처럼 친구들과 살을 부딪치며 장난을 칠 수는 없었지만, 같은 공간에서 마주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워 보였다.

김민제(8) 군은 “마스크를 끼고 수업을 들으니까 덥고 불편하다”며 “그래도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는 게 재미있어 마스크를 끼고서라도 매일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포항지역은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날 교실에서 마스크를 벗은 학생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되자 담임교사는 학생들을 1명씩 불러 비접촉식 체온계로 체온을 측정했다.

체온 측정을 마친 학생들은 차례대로 화장실로 이동해 비누로 손을 꼼꼼히 씻은 뒤 사물함에서 휴대용 아크릴 칸막이를 가져왔다. 마스크를 벗고 밥을 먹을 때 서로의 얼굴에 침방울이 튀지 않게 하려는 조치다.

급식실로 이동한 학생들은 1m 이상 간격을 유지한 채 음식을 받았다. 학급별로 식사시간을 구분한 덕에 급식실은 북적이지 않았다. 음식을 식판에 받은 아이들은 자리에 앉은 뒤 휴대용 칸막이를 펴고 나서야 마스크를 벗었다. 아이들이 재잘재잘 떠드는 소리는 사라졌다. 대화가 꼭 필요할 때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조심스럽게 친구와 이야기했다.

식사를 마친 학생들은 교실로 돌아가 다시 수업에 참여했다. 이날 창포초는 단 한 명의 코로나19 의심증상자 없이 수업을 무사히 마쳤다.

등교수업이 재개된 이후 교사들은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교사들은 실내에서 온종일 마스크를 끼고 학생의 수업과 방역지도를 하고 나면 그야말로 ‘파김치’가 된다. 1개의 반을 A와 B그룹으로 나눠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가장 신경이 쓰이는 요소다. 두 그룹이 수업 진도차이가 나지 않도록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에 필요한 자료도 두 배로 챙겨야 한다.

정현주 창포초 교사는 “오후가 되면 숨쉬기가 어려울 때가 있어 산소 캔을 마시며 약간의 휴식을 취하곤 한다”며 “온라인 수업은 학생 개개인의 수준이 달라 어려움이 있었는데 학교에서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바로 알려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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