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시장, 홍의락 전 의원에 경제부시장 직 정식 제의
이철우 도지사는 여권 출신 부지사 영입 필요성에 공감

대구시와 경북도가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를 부시장·부지사에 영입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거나 고심하고 있다.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승호 경제부시장 후임으로 민주당 출신의 홍의락 전 의원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상태다. 특히, 권영진 시장은 최근 홍 전 의원에게 차기 부시장직을 제의했고 민주당 일부 국회의원과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사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홍 전 의원은 대구시의 요청을 수락하지 않은 상태로 전해졌다. 홍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권 시장 제의에 골이 빠개진다”면서 “제안을 수락하는 쪽으로 생각하면 가시밭길에다 칼날 위에 선 기분이다. 대구의 처지를 생각하면 도망갈 길이 거의 없어 보인다”고 했다. 특히, “2~3일 혼신의 힘을 다해 (고사 명분을) 찾아보겠다. 그런데도 명분 찾기에 실패하면 운명이라 생각하고 권 시장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의회 민주당 김상헌(포항) 의원은 지난 10일 개최된 제316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민주당 출신의 사회통합부지사 영입으로 경북형 연정을 제안했다. 답변에 나선 이철우 도시자는 민주당 출신 부지사의 영입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경북 연정까지는 힘들다고 언급해 영입 가능성의 문은 열어 두었다는 평가다.

김 의원은 도정질문에서“경북도가 집권여당인 민주당 출신 사회통합부지사를 영입하고 여야정책협의회 구성 등 과감한 연정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대형 국책사업 유치, 국비 확보에서 대구·경북 패싱이라는 난국을 헤쳐나가자”고 질의했다. 답변에 나선 이철우 지사는 “대형 국책사업 유치를 위해 경북도가 전력을 다했던 만큼 유치 실패를 전적으로 경북도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여러 면에서 상황이 만만찮고 연정 역시 부작용이 우려되는 점이 많아 어렵지만, 여권 출신 부지사 영입의 필요성은 어느 정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같이 대구시와 경북도가 민주당 출신 인사의 영입을 언급한 데는 우선 민주당 출신 국회의원이 단 한 명도 없어 거대여당 체계하에서 대여 창구역할을 맡을 인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경북도는 현 정부 출범 이후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한 원전해체연구소 본원, 경북 봉화 양수발전소,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등 각종 대형 국책사업 유치에 연달아 실패했다. 여기에 LG전자 등 경북 제조업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지역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거대여당 체제하에서 대여 창구를 맞을 인물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대구시도 거대 여당이 출범한 상황에서 각종 국책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대여 창구 역할을 할 인물이 필요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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