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70주년 치열했던 경북지역 전투현장 ④ 상주 화령장 상곡리·동관리 전투
상주 화령장에서 펼쳐진 지연전
북한군 15사단의 강력 공격 방어
1주일간이라는 소중한 시간 마련

화령전승기념관 전경.

6·25전쟁이 발발하자 불법 남침한 북한군은 3일 만인 1950년 6월 28일 수도 서울을 점령하고, 파죽지세로 남하한다.

한국군과 미군은 평택-충주-울진을 잇는 방어선을 구축해 북한군의 진격을 막으려했지만 실패하고 만다.

상주 화령장은 한국전쟁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요충지였으나 국군 제1군단은 괴산-상주 도로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북한군은 기동력을 앞세워 상주를 관통해 대전에서 전투 중인 미군 24사단을 섬멸하고, UN군이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하기 전에 전투력을 상실시켜 적화통일의 야욕을 채울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낙동강 방어선은 풍전등화와 같은 국운을 지킬 마지막 반격의 보루가 됐고, 시간이 촉박한 상태에서 방어선 구축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역사에 길이 남을 화령장전투였다.

화령장전투는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17일부터 7월 25일까지 상주시 화서면·화남면(상곡·하송·동관리) 일원에서 펼쳐진 지연전이었다.

□ 상곡리 전투

수도사단에 배속돼 있던 국군 제17연대는 7월 16일 제2군단에 배속돼 17일 상주로 향했고, 제1대대가 화령장을 지날 무렵 엄봉림이라는 주민으로부터 적에 관한 신고를 받는다.

1대대장 이관수 소령은 부대를 화령초등학교에 주둔시키고 정찰을 나갔다 자전거를 타고 북상하는 북한군 전령 1명을 생포한다.

그의 소속은 북한군 제15사단 제48연대(연대장 대좌 김치규)이고 연대의 임무는 상주를 점령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에 따라 1대대는 진지구축과 위장 등 전투준비를 완료했다.

북한군 제15사단 제48연대는 40여대의 우마차에 각종 포와 탄약을 싣고 상곡리 일대에서 휴식을 취했다.

제17연대는 상곡리 등 6개 자연부락 일대에서 매복작전을 펼치며 17~18일 양일간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이 결과 아군은 북한군 250여명을 사살하고, 30여명을 생포했으며, 박격포 20문, 45밀리 대전차포 7문, 소총 1천200여정 등을 노획하는 전과를 올렸다.

□ 동관리 전투

7월 18일 제17연대 정보주임 유창훈(육사 5기.소장 예편) 대위는 갈령을 수색 정찰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적병 2명을 생포했다.

이들로부터 북한군 제15사단장 박성철 소장이 제48연대장 김치구 중좌에게 보내는 2통의 문서를 획득했다.

내용은 제48연대장에게 중간보고를 독촉하는 것이었고, 또 다른 1통은 작전명령으로 제45연대와 함께 김천 방향으로 진출할 준비를 하라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적이 제48연대가 격멸돤 사실을 모르고 있으며, 제45연대도 곧 이곳을 통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따라 국군 제17연대는 예비부대인 2대대를 봉황산 북쪽으로 보내 후속 적을 공격토록 하고, 제1대대를 상곡리 원위치에 배치해 잔적 준동에 대비했으며, 제3대대를 연대 예비로 화령장에 집결토록 했다.

7월 19일 오후 제2대대는 기습공격으로 적 보급 우마차 10여대를 격파했다. 이어 7월 21일 새벽녘 봉황산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이 결과 적 사살 356명, 포로 26명, 박격포 16문, 반전차포 2문, 기관총 53정, 소총 186정, 무전기 1대 등을 노획하는 전과를 올렸다.

반면 2대대는 전사자 4명, 부상 30명의 피해를 입었다.

이후 북한군 15사단은 강력한 포 사격 등으로 역습을 감행했지만 제17연대는 북상하는 미 제25사단 제24연대와 함께 방어에 성공했다.

화령장전투의 승리는 국가의 존망이 달린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하는데 1주일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획득했다는 데 있다.

당시 UN군은 후퇴를 계속하면서 낙동강 방어선 구축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노력을 경주했다. 실제로 UN군 사령관이었던 맥아더 원수는 인천상륙작전에 편성키로 예정했던 미 제1해병사단과 제2사단을 낙동강전투에 투입키로 결정할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었다.

현재 상주시 화서면 문장로에는 당시 화령장전투의 전승을 기념하기 위한 화령전승기념관이 건립돼 있다.

국·도·시비 등 총 123억7천여만원이 투입된 이 시설은 호국안보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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