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재 도

남의 등가죽이나 베껴 먹는 치들에겐

쉴 참에 담배 한 대가 아니예요

손발 놀려 쉴 틈 없이 일하는

일하지 않고서는 달리 먹고살 도리없는

막노동꾼 흙노동꾼에게만

그야말로 쉴 참에 담배 한 대지요

공사판 자갈 더미 위에서든

논두렁 밭두렁에서든

쉴 참에 담배 한 대 태우며

땀 절은 몸뚱어리 식히기도 하지요

턱수염도 문지르고

코도 휭 풀고

아으, 고단한 몸 기지개도 켜면서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자신의 삶을 세워가는 노동자들의 건강하고 인간적인 모습들을 제시하고 있다. 시인은 남의 등가죽이나 벗겨 먹는 치들의 비열하고 비인간적인 면을 대립시키면서 삶의 진정성을 옹호하며 노동자들의 따스하고 인간적인 면을, 쉴 참의 담배 한 대라는 구체적인 모습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