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달성공원으로 이전 후
일본 헌병대 건물로 교체
대구시, 4월부터 정밀 발굴조사
진입공간·부속건물 실체 드러나
선화당 마당 ‘석인상’도 출토
경상감영 복원 정비사업 ‘박차’

1905~1906년 관풍루(개인 소장).

조선후기 경상도의 중심 관청인 경상감영(사적 제538호) 정문으로 사용된 ‘관풍루(觀風樓)’의 원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유적이 발굴됐다. 일제강점기 이전 ‘관풍루’는 경상감영의 정문으로 사용됐으나, 100여년 전 대구 달성공원으로 옮겨졌다.

대구시는 16일 사적 제538호 ‘대구 경상감영지’(2017.4.26 지정) 주변 구 대구경북지방병무청 부지 유적 발굴조사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을 발표하고 현장을 일반에 공개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1920년께 경상감영의 정문이던 ‘관풍루’가 달성공원으로 옮겨진 후, 경상감영 진입로와 부속 건물들은 일본 헌병대 건물로 교체됐으며 이후 대구경북지방병무청이 들어섰다.

하지만 경상감영의 진입공간과 부속건물 등에 관련된 사진자료와 지적원도, 약측공해도 등 귀중한 자료들이 잘 보존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대략적인 위치만 가늠할 뿐 경상감영의 실체를 올바로 이해하는데 아쉬움이 많았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올해 4월 20일부터 경상감영의 주 진입공간과 주변 부속건물의 위치 고증 및 규모와 구조를 파악하고 복원정비 사업의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재)대동문화재연구원(원장 조영현)을 발굴기관으로 선정하고 정밀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선화당 마당 석인상.
선화당 마당 석인상.

조사 결과 경상감영 주 진입공간 및 관풍루와 중삼문 기초시설, 부속건물지 등 실체가 드러났다. 선화당 마당에 나란히 배치된 것으로 전해지는 ‘석인상’도 출토됐다. 발굴팀은 관아에서 석인상이 출토된 것을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다. 중삼문의 기초부와 배수시설, 진입로 동쪽에 있던 부속건물 일부도 파악됐으며, 선화당 마당의 석인상과 백자·기와 파편 등이 출토됐다.

이와 관련, 대구시 박희준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경상감영 복원 정비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면서 “경상감영의 배치 양상 및 구조를 복원하고 그 위상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학술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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