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낙 율

어린 시절 내 어머니는

올망졸망 일곱 남매들에게

꽁보리밥이라도

배불리 먹이고 싶은 맘

간절하셨다

보리밥과 쌀밥의 차이가

새 돈과 헌 돈 같은 거일까

오일장에서

채소 장사하는 내 아내는

손때 묻은 헌 돈이나마

앞치마가 불룩하도록 채워지길

소망하였다

오일장 좌판에서 채소장사를 하며 앞치마에 한 푼 두 푼 헌돈을 담는 아내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사랑과 헌신의 아내에게서 칠 남매를 키우느라 자신을 다 소진해버린 어머니를 읽어내고 있다. 이 땅 여인들의 운명적인 어떤 굴레 같은 것을 느끼는 시인은 먹먹한 마음으로 먼 산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