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금주 내 원 구성 마치고 3차 추경 심사 착수해야”
통합당, 상임위 강제배정 전원 사임계…“의회 폭거” 반발

미래통합당 김종인(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표결로 선출해 미래통합당이 반발하면서 국회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은 선출하지 않은 12개 상임위원장도 이번 주 내 선출하겠다고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통합당은 국회의장의 야당 의원 상임위 강제 배정 취소, 여당 단독의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며 국회 정상화를 위한 실마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통합당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는 여당의 단독 표결로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 국회 파행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21대 일하는 국회가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출발했지만 6개 상임위 가동으로는 시급한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며 “금주 안으로 18개 전 상임위에 대한 원 구성을 마치고 3차 추경 심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제안한 상황에서 19일까지 야당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특히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상임위를 가동하고, 위원장 선출이 되지 않은 상임위는 간담회 형식으로 업무 보고를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위우너장을 선출한 외교위, 산업위는 이날 업무보고를 시작한 가운데 국토위와 복지위도 17일 업무 보고를 받을 계획이다.

그러나 통합당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전날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 없이 상임위원을 강제로 배정한 것을 “의회 폭거”라고 규정하는 등 여당 독주의 국회 일정에 보이콧을 선언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긴급 비대위 회의에서 “다수 힘만으로 의회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장이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거대 여당이 민주주의 의회의 기본을 망각하는 현상을 초래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실을 찾아 의장이 강제 배정한 상임위 명단에 항의하면서 상임위 배정 취소를 요구했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유상범, 조태용 등 통합당 의원 45명은 이날 오전 국회 의사과를 방문해 사임계를 제출했다. 김 수석은 “박 의장의 일방적인 상임위원 강제 임의 배정은 당 차원에서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이에 법적 근거 없이 진행된 개별 의원의 상임위원 보임을 일괄 사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헌정사상 유례없는 의회폭거를 진행한, 대한민국 국회를 식물국회로 만든 박 의장과 더불어민주당에 강력하게 항의했다”며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박 의장이 결자해지하는 모습으로 강제 배정된 위원들로 구성된 상임위원장 선출을 취소해야 한다. (오늘 예정된 상임위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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