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천안 물류센터 조리사 사망사건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특히 쿠팡 피해가 큰 상황이다. 청소 도중 사망한 조리사가 동원홈푸드 하청 업체 소속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쿠팡 책임론이 번지고 있지만 식당 위탁운영을 하면서 청소·설거지 등의 일반 관리 업무는 위탁 운영 업체가 책임지고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하청업체인 동원홈푸드가 아닌 쿠팡이 애꿎은 질타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쿠팡 천안 물류센터 내 직원 식당에서 청소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한 30대 여성 조리사 A씨는 동원 홈푸드 소속이다. 그러나 정작 동원 홈푸드 측은 경찰 조사에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라 동원홈푸드에 청소·관리 업무를 일임한 쿠팡만 비난세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사고가 발생한 후 A씨와 동료들은 물에 락스와 일반 세제를 희석해 만든 용액으로 청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용액이 A씨 사망에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 중이다.

이에 더해 정치권도 가세한 상황이다. 정의당과 A씨 유가족은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구내식당과 화장실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 화학약품의 안전성, 혼합사용에 따른 유독가스 발생 문제 등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그런데 정작 동원홈푸드만 발을 뺀 모양새다. 쿠팡은 메뉴와 비용 외에 청소·관리 업무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며 적극 해명에 나선 상황이다. 쿠팡 측은 "해당 식당은 쿠팡 물류센터와 계약한 업체가 운영 중이며 메뉴와 비용 정산 외에 청소 및 관리 등의 업무는 당사가 관여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쿠팡 물류센터와 이런 형태의 계약을 한 업체는 동원홈푸드인데 동원홈푸드는 경찰 조사 중이라며 해당 사안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급기야 업계 내에서조차 쿠팡 물류센터 중 한 곳에서 일어난 사고라 쿠팡에 주목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정작 실질적 책임자인 동원홈푸드가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적지 않은 기업들이 청소 관리 등을 위탁하고 수임하며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건의 파장은 커지는데 정작 실질적 위탁 업체인 동원홈푸드가 일언반구 없다는 것은 책임회피에 가깝다. 이는 쿠팡과 동원홈푸드처럼 관계를 맺고 있는 수많은 기업 간 신뢰문제이기도 한 만큼 동원홈푸드가 적극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동원홈푸드처럼 타 업체 식당 운영을 위임받아 운영중인 또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식당 위탁운영의 경우 청소·설거지 등의 일반 관리 업무는 위탁 운영 업체가 책임지고 운영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져 왔다"면서 "동원홈푸드가 보다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일침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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