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습관은 제2의 천성이라고 한다. 천성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성격이지만, 습관은 어떤 생각과 감정과 행동이 하나의 패턴으로 굳어질 때까지 반복함으로써 형성된다. 습관은 한번 깃들여버리면 타고난 성격과도 같아져 다시 바꾸기가 힘들어지게 된다. 즉, 습관이 패턴으로 굳어진 후에는 그 반복되는 패턴 속으로 자꾸 끌어당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좋은 습관을 어려서부터 들이고 나쁜 습관은 아예 시작도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삶은 습관의 연속이다. 먹고 입는 양식, 말하고 행동하는 버릇, 학습하고 일하는 방식 등 사람은 일생에 걸쳐 제 나름의 습관으로 이어지고 굳어진다. 그래서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생겨나지 않았을까? 개개인의 정서나 습관이 오랜 시간 축적되면 관습이나 풍습이 되고 그것은 곧 지역과 사회적인 문화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습관은 의식주와 생활 전반에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몸을 움직여 신체를 단련하거나 건강을 도모하는 운동도 습관에서 비롯된다. 지구 상의 모든 생물체는 움직임이 있어야 신진대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자생을 위해서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움직이고 활동해야 한다. 원활한 대사(代謝)작용과 활력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이다. 운동은 움직임이나 자극을 통해 땀을 배출시키고 신체를 유연하고 활발하게 하며 심신의 활기를 더해준다. 또한 반복적이고 주기적인 운동은 신체리듬을 활성화시키고 정신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운동을 습관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걷기, 구기, 수영 등 운동의 방법도 무수하지만 필자는 수년 전부터 생활운동을 고수하고 있다. 매일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기, 하루에 계단 2천개 이상 오르내리기, 맨손체조 등 말 그대로 일상생활 자체를 운동처럼 여기며 실행하고 있다고나 할까? 바쁘고 각박한 시대를 살면서 운동을 위해 돈과 시간을 들이기 보다 생활과 병행하는 가벼운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니, 어느새 습관화되어 심신의 긍정적인 효과와 점진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최근 포항지역의 영일대 해변 모래밭을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 이색적이다. 새벽같이 영일대 해상누각 주위에 약속처럼 나타나 모래의 감촉을 온 발바닥으로 느끼며 왕복 5㎞ 정도 2시간 남짓 비바람이 휘몰아쳐도 어김없이 맨발걷기한지 벌써 106일, 삼삼오오 함께 걸으면서 그들은 찬란한 해맞이도 하고 파도소리의 추임새를 듣는 것을 흡족해하는 듯하다. 이에 포항시북구보건소에서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실외에서 할 수 있는 손쉬운 생활 속 걷기운동이나 건강체조교실을 운영하고 장려하고 있어서 한층 고무적인 일로 여겨진다.

운동이나 기타의 건강한 습관은 평소 스스로 실천하고 지켜나가는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 다만, 단발성이나 너무 과도한 생활 속 운동습관은 자신의 취향과 형편에 따라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반복과 지속은 기적을 낳는다. 습관이 무기가 될 때, 평범했던 자신을 최고로 만든 요체는 단 하나의 습관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