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역 기초의회의 ‘의원 임기 나눠먹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미래통합당 고령군의원 비례대표 2순위였던 설미선(여·63) 씨는 10일 “지난 2018년 6·4 지방선거 당시 이완영 전 국회의원의 주관 속에서 의원직 전반기는 비례대표 1번인 배효임 현 고령군의회 부의장이 맡기로 했다. 하지만 후반기는 후보 2번인 자신이 맡기로 서면 약속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인이라면 자신이 했던 약속에 대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면서 “특히, 당원들 앞에서 한 약속을 어긴다면 질서와 위계가 무너져 우습게 된다”며 승계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실제로 미래통합당 경북도당 등에 따르면, 당시 통합당 고령군의원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앞두고 배효임 후보와 설미선 후보는 전반기 임기와 후반기 임기를 각각 나눠맡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후보는 이완영 전 의원의 사무실에서 “배효임, 설미선 후보는 각각 2년 후에 사퇴하겠다는 내용의 사직서와 각서, 탈당계를 작성해 제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반기 임기를 양보하기로 했던 배효임 고령군의회 부의장의 이야기는 다르다. 배 부의장은 “전·후반기로 비례대표를 나누는 약속을 할 당시 당 관계자도 이 같은 약속은 법적 효력도 없는 형식적인 행위에 지나지 않으며, 4년간 계속 의원직을 수행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면서 “당시 본 의원이 비례대표 1번을 받았었고, 의원직을 나눠먹는 것도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원 임기 나눠먹기’는 성주군의회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미래통합당 비례대표 후보였던 황숙희 군의원과 이철희 씨가 주인공이다. 현재 이들은 의원직 승계를 두고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철희 씨는 경북매일과의 인터뷰에서 “황숙희 의원이 2년 뒤에 그만두겠다고 약속을 하며 2020년 6월 30일 탈당을 하겠다는 신고서까지 작성했다”면서 “그런데 이제 ‘약속을 한 적이 없다. 탈당서는 위에서 압력에 의해 작성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공인으로 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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