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배·팔 등에 멍자국
급성폐렴·괴사동반 패혈증 소견
코로나 검사 결과선 ‘음성’
경찰 “학폭·가정폭력 관련 없어”

포항시 북구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 남학생이 등교한 지 이틀 만에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9일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0시 48분께 포항의 한 가정집에서 A군(18)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그의 사촌형이 발견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A군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당시 경찰은 A군의 허벅지와 배, 팔 등 신체 여러 부위에서 다수의 멍이 발견된 점을 수상히 여기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같은 날 경찰은 부검의로부터 A군의 검안 결과에 대해서 “급성 폐렴과 괴사 동반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구두 소견을 받았다.

앞서 A군은 지난달 20일 등교를 한 뒤 이날 오전 9시 48분께 담임 선생님에게 “배가 아프고, 온몸에 힘이 없다”고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조퇴 허락을 받은 뒤 곧장 집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이후 지난달 21일 A군의 증상은 더욱 악화됐지만,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의 아버지는 “아침에 출근할 때 아들이 침대에 누워 자는 줄 알고 깨우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부검 결과가 나온 뒤 A군의 정확한 사인을 판단할 예정이다.

다만, 경찰은 현재 A군의 아버지가 A군을 치료해야 함에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점을 들어 유기나 방임 등을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포항북부경찰서 관계자는 “학교폭력과 가정폭력으로 인해 A군이 사망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A군 몸에 있는 멍들은 누군가에게 맞아서 다친 상처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A군의 사망 이유가 급성폐렴의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

폐 손상과 관련해 코로나19와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포항 사례는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기에 코로나19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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