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지사, 정 총리에 건의 등
경북도·영천시 적극 행보에 반해
전국 전문대들 “이미 전공 개설”
과잉 인력양성 이유로 반발 거세
세번째 설립인가 도전 결과 주목

[영천] 영천시가 추진 중인 폴리텍대 로봇캠퍼스 설립을 두고 전국 전문대와 경북도·영천시가 마찰을 빚고 있다.

지역 대학들은 이를 반대하고 있지만 경북도와 영천시는 적극 추진하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경북도는 “이철우 지사가 정세균 총리에게 설립을 건의해 ‘적극 추진하겠다’는 답을 얻었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철우 지사가 지난 7일 정세균 총리와 유은혜 교육부총리에게 한국폴리텍대 로봇캠퍼스 설립인가를 특별 건의한 결과 적극 추진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냈다”고 했다.

지난 6일 영천 호국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 자리에서 최기문 영천시장으로부터 이 캠퍼스 설립이 영천 지역의 가장 큰 현안이라고 건의를 받은 이철우 도지사가 다음날 바로 국무총리 주재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영상회의에서 이 캠퍼스 설립을 건의한 것이다.

도는 이 건의에 “정 총리가 ‘적극 추진하겠다’는 답을 했다”며 “이러한 성과는 코로나 극복과정에서 이철우 지사와 정세균 국무총리간 쌓아온 신뢰와 긴밀한 소통으로 이뤄진 결과”라고 했다.

한국폴리텍대학 로봇캠퍼스는 2015년부터 부지 7만8240㎡, 건축연면적 1만4300㎡으로 로봇융합 분야 전문기술인력 300명을 양성한다는 취지로 총사업비 325억원(국비 222억원, 시비 103억원)을 투입해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2차례에 걸친 대학 설립인가가 교육부로부터 반려됐다.

이에 영천에서는 시민 6만7천여명이 설립인가 추진 서명에 참여하는 등 반발했다.

시는 현재 세번째 설립 인가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정 총리의 긍정 반응에 대해 “이철우 지사의 이번 특별건의로 이 달 중 교육부로부터 설립인가가 나면 앞으로 지역 활력화를 도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내년 3월부터 정상적으로 운영되면 지역의 산업현장 근로자들의 교육, 인력양성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어려운 지역경제에 활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전국의 전문대들은 반발하고 있다.

전문대교협 소속의 전국 135개 전문대 총장은 지난 달 25일 성명서를 내고 “이미 전국 25개의 전문대에서 관련 전공을 개설해 운영 중에 있는데도 신규로 로봇캠퍼스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과잉 인력 양성과 막대한 국가재정의 낭비를 가져올 것”이라며 “특히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에 따라 전문대학들이 수년간 학생 정원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있는 것과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천 폴리텍대는 로봇융합기술과정 300명 가운데 학위과정 200명, 전문기술과정 100명을 각각 모집한다.

/조규남기자 nam8319@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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