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미래통합당 국회의원
송언석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질병관리청 승격을 두고 여론이 시끄럽다. 3일 행정안전부는 보건복지부 소속 ‘질병관리본부’의 전문성과 독립성,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여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독립시킨다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입법예고와 함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조직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언한 질병관리청 승격이 현실화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의 발표가 있은 후 전문가들과 언론이 일제히 비판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질병관리청의 ‘무늬만 승격’이었고, 복지부 조직만 늘어나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을 감염병 대응 컨트롤타워로 재정립하겠다고 하면서, 핵심인 연구기능은 전문가 집단인 ‘질병관리청’이 아니라 공무원 조직인 ‘보건복지부’로 옮긴다고 한다. 또 질병관리청 신설로 복지부 업무가 줄어드는데 오히려 차관을 추가하겠다고 한다. 이로써 복지부 소속의 차관(급)은 1명에서 3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사실상 국민 기만 행위이다.

행정안전부의 발표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역시 “질병관리청 안에도 역학조사나 감염병 예방·퇴치와 관련한 정책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조직과 인력이 확충되어야 한다”며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결국 대통령이 나서서 “국립보건연구원 이관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과 청와대가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 행정안전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보건차관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입법예고와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조직개편은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발표 내용이 청와대에 보고가 되지 않았을 리 없다. 결국 ‘문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는 정은경 본부장의 지적에 대한 책임회피, 꼬리 자르기이며 전형적인 유체이탈 화법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정부와 청와대에 강력히 촉구한다. 질병관리청의 무늬만 승격이 아닌, 실질적인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 또한, 자리만 늘리는 조직 개편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코로나 19로 국민들의 삶이 너무나도 고달프다. 정부와 청와대는 국민 기만 행위를 즉각 멈추고, 국민들이 감염병 불안 없는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