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동 화

갈래갈래 흘러 모인 물들

이제 떠나야 하리

부조강을 오르던 청진 명태의 시

청청한 내음을 따라

윤기나던 기계 찹쌀이 팔려간 길

북으로 난 뱃길을 따라

함성으로 찾아가야 하리

노래가 되어

사랑이 되어

물결치며 달려가야 하리

꽃 산 무너져

눈부신 산천을 끼고

이 천리 뱃길

기쁨으로 열어 가야 하리

벅찬 가슴 조이며 이제

하구를 떠나야 하리

포항을 가로질러 흐르는 형산의 강물을 바라보며 자란 시인은 한 세월 지난 후 강가에서 가만히 그 강을 읽고 있다. 그 강에 서린 굴곡진 역사를 떠올리고 있음을 본다. 한 때 교역과 물류를 통한 민중들의 삶의 진액이 녹아있는 나루가 있고, 민중들의 애환이 녹아있는 강, 동학, 한국전쟁의 가슴 아픈 상처를 품고 유유히 흐른 강물을 바라보며 시인은 민중들의 사람다운 삶과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는 정신을 펴보이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