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6월 예수성심 묵상 권고
19일 대축일에는 신심행사 열려
한국교회선 1995년부터 해마다
‘사제 성화의 날’ 끊임없는 기도

가톨릭교회는 예수성심을 사랑 자체이며 만선 만덕의 근원으로 여긴다. 사진은 포항 이동성당 예수성심상. /이동성당 제공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마태 11,29)

가톨릭교회는 6월을 예수성심성월로 지정하고 예수성심을 공경하고 닮아가도록 권고한다. 예수의 거룩한 마음을 공경해 기념하는 축일인 예수성심대축일(올해는 6월 19일)에는 성시간과 기도회 등을 통해 성심의 신비를 묵상한다. 예수성심을 공경하고 묵상하는 신자들은 기도와 희생, 보속으로 사랑에 보답할 것을 다짐한다. 예수성심성월의 유래와 의미를 알아본다.

■ 예수성심이란

예수성심은 한마디로 예수의 ‘사랑의 마음’이다. 보통 ‘예수성심상’에서는 예수의 심장에 불꽃이 타오르는 형상으로 표현된다. 옛 교부들과 신학자들은 예수성심을 사랑과 은총으로 생각해 심장에서 흘러내린 물이 영혼을 씻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 세례성사를 상징한다고 봤다. 또 피는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게 하는 영혼의 양식, 성체성사를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성경에 근거한 것이다. 성경에서는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요한 19,34)는 말씀을 전한다. 예수성심은 성령과 함께 초자연적인 은총의 근원으로 받아들여졌다. 성심이란 신체기관인 ‘심장’만을 따로 떼어놓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감정과 사고, 의지를 맡은 중추기관으로서 그리스도 인격을 총체적으로 일컫는다. 또 예수성심은 인간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다. 교황 비오 12세는 회칙을 통해 “예수 성심은 하느님의 사랑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사랑의 감정들까지도 나타내고 있다”며 “지극히 거룩하신 성삼위와 구세주 하느님이 모든 인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신비”라고 밝힌 바 있다.

■ 예수성심 신심의 역사

예수성심에 대한 공경은 사실 중세 이전까지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것이었다. 주로 수도회에서 권장되고 보급되면서 소수 신비주의자들이나 성인들에게만 국한됐다. 예수 성심을 교회가 공인하고 적극적으로 보급하게 된 획기적인 계기는 1673년 12월 27일에 일어난 예수 발현이었다. 당시 프랑스 방문회 수녀였던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1647∼1690) 성녀에게 예수가 발현한 것이다. 1675년까지 2년간 70회나 발현한 예수는 성녀에게 다음과 같이 전했다. “내 거룩한 마음은 인간 모두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내 성심은 사람들에게 사랑의 홍수를 퍼부어 성덕과 구원 은총으로 그들을 부유하게 하고 멸망의 구렁에서 건져내려 한다.” 예수는 또 당신 성심을 공경하는 특별한 축일을 제정하고 교회가 공적으로 당신께 영광을 바치라고 요구하며 이렇게 약속했다. “나는 성체 성혈 대축일 후 금요일을 내 성심을 공경하는 날로 정하기를 원한다. 그날 영성체하는 영혼들은 내 성심에서 사랑의 은총을 홍수처럼 풍부하게 얻게 될 것이다.” 이는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후 금요일에 지내는 예수성심대축일의 근거가 됐다.

이후 역대 교황들은 공식 문서들을 통해 예수 성심 신심을 승인하고 널리 보급하는 것을 권장했다. 한국에서는 1888년 7대 조선교구장 블랑 주교가 예수성심에 한국교회를 봉헌한 바 있다. 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권고에 따라 1995년부터 해마다 예수성심대축일에 ‘사제 성화의 날’을 지내고 있기도 하다.

■ 예수성심성월을 맞는 신앙인의 자세

예수는 성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에게 생활에 요긴한 모든 은총, 가정의 평화, 성심상이나 상본을 놓고 공경하는 모든 곳에 강복, 근심하는 자들에 대한 위로 등 12가지 성심의 약속을 남기면서 당신 성심에 사랑을 바치고 봉헌하는 이들에게 축복과 은총을 풍성히 내리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예수성심을 겉으로 공경한다고 해서 이 모든 은혜를 모두 받아 입는 것은 아니다. 교회는 이러한 특별 은혜를 받으려면 성심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공경해야 하며 끊임없이 기도를 바쳐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예수성심대축일에 각 가정과 본당과 교구를 성심께 봉헌하고 있다. 가톨릭 교리에서는 예수성심을 진심으로 공경하는 것은 그리스도인 모두의 신앙을 쇄신하고 하느님 나라를 확장해 주님께 영광을 드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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