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대구본부
김재욱
대구본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야구계 명언이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인 요기 베라가 한 말이다.

1973년 베라는 뉴욕 메츠의 감독이었고 팀은 지구 선두인 시카고 컵스에 9.5게임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기자는 베라 감독에게 “시즌이 끝난 것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베라 감독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후 베라 감독이 이끄는 메츠는 달라진 팀이 돼 점수를 쌓아 나갔고, 기적 같은 대역전극을 펼치며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그해 메츠는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고,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준우승을 거뒀다.

이후 이 말은 야구계의 명언이 됐고, 우리 일상에서도 자주 쓰는 말이 됐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 역시 다를 바 없다.

지난 2월 18일 신천지발 코로나19 감염자 확산으로 2개월 동안 혼란에 빠졌던 우리사회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듯 했다.

4월 말부터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한자릿 수까지 줄어들면서 정부는 5월 초부터 방역 정책을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하기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4말 5초’ 황금 연휴기간 이태원발 집단감염을 시작으로 ‘N차 감염’이 이어지면서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확진자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말았다.

특히, 이들 중 무증상 감염자가 많아 역학조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시민들은 다시금 불안감에 휩쌓이고 있다.

불안한 감정과는 반대로 긴장감이 풀린 모습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최근 들어 대구지역의 유흥가를 살펴보면 젊은 청년들이 식당과 술집에 가득 차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감염에 대한 공포와 실내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등을 지인, 친구와의 만남을 통해 해소하려는 것이다.

문제는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대구시민들은 자체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습관화하고 있다.

한 순간의 방심이 지금까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코로나19는 언제든 다시 확산할 수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가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