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혁 소

아카시아 꽃 핀다

꽃 피어도 시큰둥했던 이유

엄마의 부재다

꽃은

그 해의 봄과 여름 사이에서처럼

하얗게 피어오르지만

엄마의 봄은 다시 오지 않고

다만 어머니의 봄이 왔다

제삿밥이라도 고봉으로 먹으라고

월급날에 돌아가신

열일곱 살 엄마의 봄

아카시아 꽃에서

엄마 냄새 난다

시인이 말하는 ‘엄마의 봄’과 ‘어머니의 봄’은 어떻게 다를까. 시인은 하얗게 핀 아카시아 꽃을 주목하고 있다. 어린 시절 사랑과 정성으로 자신을 키워준 엄마와 함께한 시간 속으로 하얗게 아카시아꽃 피어나던 봄을 엄마의 봄이라 부르고, 엄마가 돌아가시고, 이제 세월이 흘러 다시 아카시아 꽃이 피어나는 봄을 맞아 어머니의 봄이라 부르고 있다. 시 전편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소복하게 깔렸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