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유일의 의료기관인 울릉군보건의료원(원장 김순철)이 지난해 천신만고 끝에 모신 약사가 6월 30일 사직의사를 밝힘에 따라 또 다시 약사 구하기에 나섰다.

울릉군보건의료원은 지난해 약사문제로 직원들이 경찰조사까지 받는 등 어려움을 겪다가 다행히 근무할 약사가 나타났지만 1년 만에 사직의사를 밝혔다.

울릉군은 과거 울릉도에 지원하는 약사가 없자 울릉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우수한 학생을 농어촌 전형을 통해 약학대에 특례입학시켜 졸업 후 울릉군보건의료원에 근무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마저 감사원에서 특혜라며 시정을 요구 제도가 사라지고, 약사 지원자가 없어 의사의 제조에 따라 간호사가 약을 지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울릉군보건의료원 담당과장과 간호사, 직원이 경찰조사를 받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다.

울릉군은 울릉보건소와 군립병원을 울릉군보건의료원으로 통합, 지난 2004년 신청사를 건립 이전했고 농어촌전형을 통해 약사를 배출했지만,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동안 약사 없이 운영해 왔다.

보건소, 진료소 등 병원 내 약국에서 의사의 지도로 간호사가 약을 제조 할 수 있다는 근거를 들어 울릉군보건의료원은 약국이 한 건물 안에 있어 간호사들이 의사 제조에 따라 약을 분배하는 역할을 했는데 위법이다며 경찰조사를 받았다.

그러다 지난해 겨우 약사 1명을 채용했지만 오는 6월 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울릉군의 약사 채용 조건은 약무 6급으로, 주 5일 8시간 근무에 보수는 연봉 7천500만 원 정도다. 관사 제공과 간호사 보조 인력까지 지원한다.

울릉군보건의료원은 군 복무를 대체하는 공중보건의 18명(전문의 14명)이 내과, 정형외과, 한방과 등 10여 개 과를 운영하고 있다. 울릉도는 육지와 멀어 주민들의 약 요구가 많아 약이 700여 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고 처방에 따른 약 제조 건수는 한 달 평균 3천700여 건이다.

울릉군은 2010년 이후 매년 경북도에 약사 채용을 요청하고 공무원 채용 정보 사이트, 의약 전문지 등에도 수십 차례 약사 채용 공고를 냈지만, 응모자가 없었다.

울릉군은 응모자가 없으면 약을 제조할 수 없는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판단 아래 김병수 군수가 직접 나섰다. 김 군수는 이달 초 계명대 등 약대 교수들과 병원 관계자를 만나 어려움을 호소했다.

울릉군의 딱한 사정을 들은 조용일 대구시약사회장도 지역 약사들 커뮤니티에 정보를 올려 채용을 돕겠다고 했다. 김 군수는 “도서 벽지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사와 같이 군 복무를 대체하는 '공중보건약사'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울릉도에 약사의 부재는 주민 삶의 질 향상과 연관이 있다“며 "섬 지역의 열악한 의료, 보건 환경에 대한 정책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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