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1년 만의 역성장 전망
0.5% 플러스 성장 가능성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출 부진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7월에 같은 해 성장률을 -1.6%로 전망한 이후 11년 만에 역성장을 전망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28일 발표한 ‘2020년 5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2.3%p 낮춰 잡았다.

앞서 지난 2월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한 차례 인하했지만, 이후 각종 지표에서 코로나19 사태의 경제 타격이 더 심각한 것으로 속속 확인되자 이를 반영해 2.3%p나 한꺼번에 끌어내린 것이다. 역성장이 현실화된다면 지난 1953년 한국은행이 GDP 통계를 편제한 이후 세 번째 기록이 된다. 우리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기록은 지난 1980년 -1.6%, 1998년 -5.1% 두차례 있었다.

한은이 역성장을 점쳤던 2009년조차 실제 성장률은 0.2%로 마이너스에 다다르지는 않았다.

큰 폭 위축이 우려되는 부분은 수출이다. 순성장 기여도를 보면 내수가 0.7%p인데 반해 수출은 -0.9%p였다. 결국 내수의 경우 재난지원금과 같은 정부정책 등으로 개선이 선방하겠지만 수출의 경우 코로나19 충격을 온전히 받게 된다는 의미다.

한은은 올해 상품수출이 -2.1%에 그친다고 봤다. 수입도 -0.2%로 예상했다. 고용 부문 역시 코로나19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지난해 30만 명 수준이었던 취업자 수는 올해 10분의 1인 3만명 수준으로 급감한 뒤 내년에 29만 명 선을 회복할 것으로 관측됐다. 실업률은 작년 3.8%에서 올해 4.0%로 높아졌다가 내년에 3.7%로 다시 떨어질 전망이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지난해(600억 달러)보다 30억 달러 적은 570억 달러에 그치고, 내년에는 550억 달러까지 줄어든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이번 성장률 전망치에 대하 불확실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어느 정도까지 확대되느냐에 따라 성장률은 플러스로 갈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마이너스 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신규 및 잔존 확진자수가 3·4분기 중 정점을 지나게 되고 봉쇄조치 완화속도도 늦어지게 된다면 경제 성장률은 -1.8%까지도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낙관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코로나19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정되고 봉쇄조치로 풀린다면 올해 0.5%의 플러스 성장의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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