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철

딱히 말할 곳이 없어서

그래도 꼭 한마디 하고 싶어서

지나가는 아이 반짝이는 뒤통수에다

사랑해… 속으로 말했다 그러자

아이가 쓱쓱 자라며 골목 끝으로 사라진다

짧은 몇 행의 간결한 시행 속에는 순수하고 간절한 사랑에 대한 시인의 상상력과 함께 사랑에 대한 신념이 숨겨져 있음을 본다. 쉬 발설할 수 없어서 지나가는 아이 뒤통수에다 가슴 속 간직해 온 사랑한다는 말을 소리없이 내뱉는 아이, 그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그 아이가 쓱쓱 자라서 골목으로 사라진다는 시인의 상상력은 매우 인상적이다. 순수하고 깨끗한 사랑에 대한 시인의 확신과 신념이 스며 있는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