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원계명대 교수·유아교육과
이수원
계명대 교수·유아교육과

인생을 사는 동안 한번쯤은 좌절이나 트라우마를 경험할 수 있다. 부모는 자녀가 좌절이나 트라우마를 피할 수 없어서 겪더라도 쉽게 이겨내고 회복하기를 바랄 것이다. 본 지면에서 잘 회복하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탄력성이라고 한다. 선천적으로 낙천적인 성격이거나 유전인자 때문에 탄력성을 갖춘 경우도 있지만 후천적으로도 기를 수 있다. 탄력성을 키우는 방법 중 하나는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들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문제가 생겼을 때 직접 문제를 해결해 보도록 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과 정보를 찾아보고, 문제를 해결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며, 결과에 책임지는 경험을 하다보면, 훗날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더라도 효율적으로 문제에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장난감을 두고 싸움이 생겼다면 어른이 그 장난감을 제거해버리는 것보다 어떻게 장난감을 갖고 놀 것인지 아이들과 함께 대안을 찾고 실행해보며 그 대안을 아이들과 함께 평가해보길 권한다. 문제 해결의 경험이 쌓이다 보면 아이들은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낙관성 훈련도 필요하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괜찮아. 나도 처음에는 잘하지 못했어.”, “뜻대로 안되어 속상하구나. 다시 천천히 해볼까?” 등 상황에 적절한 해석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전 칼럼에서도 강조한 바, 언어는 습관이어서 우리 어른들도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미국 심리학자 에미 워너는 하와이주 카우아이섬에서 열악한 상황의 아이들 201명을 추적조사를 해보니 삼분의 일이 잘 적응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이들이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무엇 때문에 잘 적응하는가?”가 궁금하여 살펴보니, 아이 인생에서 아이를 이해하고 받아주는 어른이 적어도 한 명은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어른이 부모일 수도 있지만 조부모나 기타 친지, 선생님일 수도 있다. 탄력성은 아이가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내용이다.

아이 인생 전체에 걸쳐 필요한 자산인 탄력성을 키워 주자.

내게는 결코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간이 있다. 인생이 책이라면 그 페이지만큼은 찢어버리고 싶은 시간도 있다. 종교에 의지해서 인생의 어두운 긴 터널을 지나왔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배운 것은, 하나님은 이 세상에서 찾을 수 없는 완전무결한 선(善)이라는 것과 앞으로 남은 삶은 이전의 삶보다는 더 나빠질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심리학자 에미 워너의 연구처럼, 나 역시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님의 기대 덕에 포기하지 않았던 것 같다.

독자들도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하나쯤은 갖고 있을 것이다. 어려움을 잘 견뎌왔고, 잘 견뎌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어려움을 잘 극복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힘든 요즈음 이 글을 보는 독자들이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앞으로도 잘 견뎌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본 지면에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