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실마을 풍경 듣다’

전향규 지음·시와표현 펴냄
시집·1만원

포항 구룡포 출신 전향규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박실마을 풍경 듣다’(시와표현)를 펴냈다.

시인은 오랫동안 언론 현장에서 일선 기자로, 편집장으로 일하다 지난 2006년 첫 시집 ‘풍경화를 읽다’를 내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서정시를 고집하며 자신의 시세계를 구축해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자신의 창작실로 규정하는 전남 보성의 유서 깊은 박실마을 고택 주월재를 개관하고 ‘주월재에서 풍경듣다’ 시리즈 작품과 ‘남도행’ 등 서정적 카테고리로 정감을 더해주는 50여 작품을 묶었다.

‘서정성을 제 가슴에서 퍼 올리는 시인’으로 표현한 시인 전기철 교수(문학평론가)는 “전향규 시인은 제 가슴에 있는 그리움이라는 조약돌을 멀리 쏘아 올리는 시인이다. 그의 시에는 토속적인 말이 물씬하고, 따듯한 눈이 반짝인다”고 평하면서 ‘그리움을 찾아나서는 연금술사가 바로 전향규 시인’이라고 했다. 또 공광규 시인은 “전향규 시인의 시의 근원은 자연이며 고향이며 연민에 이은 재미”라고 평하기도 했다.

전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어머니, 고향, 지하철 풍경, 촌로의 모습 등을 다소 해학적으로 풀면서 현대 서정시의 근간으로 여겨지는 ‘그리움’이란 메타포를 충분히 녹여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문학평론가 이재복 교수는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들여다보고 그것을 고도의 비유와 상징을 통해 드러내는 시에서 그리움의 감정은 시인의 오랜 수련의 대상으로 존재해 왔다. 그 수련의 정수 중의 하나가 바로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한다’(이조년)는 표현이다. 시인이 앓고 있는 정 많음의 병이야말로 어떤 대상에 대한 시인의 그리움이 낳은 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움만큼 그곳(대상)으로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감정이 어디 또 있겠는가? 전향규의 시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 역시 그러한 그리움”이라고 했다.

이번 시집은 그가 과거 황금찬 구상 정공채 등 당대 우리 시단의 거목들에게서 사사했고 추천받은 시인으로서의 역량이 연륜과 오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 속의 서정성을 그려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 이유가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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