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0년 1분기 가계동향’
감소폭, 교육·오락·문화·의류 順
3분위, 전년보다 11.8% 줄어
소득 수준 낮을수록 허리띠 졸라
5분위 가구, 소득 가장 크게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 1분기(1∼3월) 국민 소비지출이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소득 하위 20%(1분위)와 상위 20%(5분위)의 빈부격차는 더 벌어졌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당 명목 소비지출은 월평균 287만8천원으로 전년동기(306만1천원)보다 5.98%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폭은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다.

항목별로는 교육(-26.3%), 오락·문화(-25.6%), 의류·신발(-28.0%), 음식·숙박(-11.2%) 등이 감소했다. 교육 항목은 학생 학원교육 지출 감소와 고교 무상교육 시행, 대학 등록금 동결 및 입학금 인하 등으로 학원·보습교육, 정규교육 지출이 각각 26.6%, 23.7% 줄었다.

음식·숙박과 오락·문화 등은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외식 및 주점 등 식사비 지출과 숙박비 지출이 각각 11.3%, 7.6% 줄었고, 국내·외 단체여행, 공연·극장 등 이용 감소로 단체여행비, 문화서비스 지출이 각각 51.9%, 16.4% 쪼그라들었다. 다만,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10.5% 늘었다. 집 밖 소비는 줄고, 집 안소비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소비지출을 분위별로 보면 비교적 소득수준이 낮은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맨 것으로 나타났다.

3분위(소득하위 60%)가 전년동기보다 -11.8%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고, 1분위(소득하위 20%·-10.0%), 2분위(소득하위 40%·-7.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4분위와 5분위는 각각 1.4%, 3.3% 감소하는 데 그쳤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35만8천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3.7% 증가(실질소득 2.5% 증가)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1.8%·2.2% 늘었고, 정부가 무상으로 지급하는 공적연금·사회수혜금 등의 공적이전소득이 지난해보다 13.4% 증가했다. 실업수당 등 일해서 번 돈보다 정부 재정으로 메운 돈이 더 늘어난 셈이다. 특히, 경조소득과 퇴직수당, 실비보험 수령액 등 비경상소득은 79.8% 급증했다.

빈부격차는 벌어졌다. 1분위 가구의 소득은 1년 전 대비 그대로였던 반면, 5분위 가구의 소득은 전 분위 중 가장 크게 늘었다.

1분위 가구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149만8천원으로 1년 전과 같았고, 5분위 가구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1천115만8천원으로 1년 전보다 6.3% 늘었다. 가구의 명목소득 증가율은 2분위(0.7%), 3분위(1.5%), 4분위(3.7%) 등으로 저소득 가구일수록 낮았다. 저소득 가구는 근로소득이, 고소득 가구는 사업소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3분위 가구는 근로소득이 1년 전보다 -3.3%, -2.5%, -4.2%씩 각각 줄었다.

소득 증가율보다 지출 감소율이 상대적으로 더 커지면서 1분기 가계부는 흑자를 기록했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429만1천원을 기록했다. 처분가능소득을 100으로 봤을 때 소비지출액을 의미하는 평균소비성향은 67.1%로 전년 동분기 대비 7.9%p 낮아졌다. 따라서 가구당 흑자액은 평균 141만3천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8.4% 늘었다. /안찬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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