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공개 결정됐던 문형욱
검찰 송치 전 포토라인서
“피해여성들에 죄송하다
조주빈과는 아무사이 아냐”

신상공개가 결정된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일명 ‘갓갓’ 문형욱(24·대학생)이 18일 오후 안동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면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며 항의하는 시민을 쳐다보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최초 개설자 일명 ‘갓갓’ 문형욱(24)의 얼굴이 18일 공개됐다.

문형욱은 성 착취물을 만들어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주빈(24)이 운영한 ‘박사방’ 등 성 착취물 공유 대화방의 시초격인 n번방을 처음 개설한 인물이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아동·청소년 성 보호법 위반 등 9개 혐의로 구속한 문형욱을 이날 기소 의견으로 대구지검 안동지청에 송치했다. 이날 문형욱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모자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안경을 쓴 채 검은색 반팔티와 검은색 바지 등을 입고 포토라인에 섰다.

문형욱은 고개를 숙인 채 “피해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이라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고 죄송스럽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왜 미성년자 여성들에게만 범행을 했나?”, “경찰에는 어떻게 출두했나?”, “피해자 50명이 맞나?”, “성폭력을 지시한 건 몇 건이냐?”, “상품권 90만원이 전부인가?” 등 이어진 질문들에는 “죄송하다. 경찰에게 연락이 와 조사를 받게 됐다. 성폭행 지시는 3건이다. 피해자는 50명이라고 경찰에게 말했다. 90만원이 전부다”고 답했다. 또 “조주빈과 어떤 사이인가?”, “현재 심경은?”이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주빈과는 아무 사이 아니다. 잘못된 성 관념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여성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한 뒤 호송차량에 탑승했다.

문형욱이 취재진에게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에 있던 시민 A씨(26·대구)는 “문형욱을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A씨는 “문형욱은 유영철보다 더한 악마”라며 “피해자들에게 인분과 개밥 등을 먹이고 자해와 성폭행을 강요했다. 문형욱은 희대의 인격 살인마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피해자들은 평생 고통을 안고 살아야 한다. 문형욱을 극형에 처해야 한다”며 “피해자들을 생각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디지털 성범죄자들을 모두 극형에 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A씨는 문형욱이 탄 호송차량을 뒤쫓아가 날 달걀이 든 흰색 비닐봉지를 호송차량을 향해 던졌다.

문형욱은 2018년 무렵을 중심으로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북경찰청은 지난 13일 신상심의공개위원회를 열고 문형욱에 대한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문형욱은 자신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직후 변호인을 선임했다.

경찰이 문형욱을 상대로 한 경찰 조사에서 파악한 피해 여성 10명은 모두 미성년자이다. 문형욱 구속 후에도 경찰은 성 착취 피해자 11명을 추가로 확인해 현재까지 21명을 특정했다. 이는 문형욱이 체포된 뒤 50여명이 넘는다고 진술함에 따라 추가 확인을 통해 범죄사실에 포함됐다. 문형욱이 제작한 동영상 및 사진 등은 모두 3천여 개에 달하고 이 영상들에 나온 피해 여성은 36명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문형욱이 2015년께 유사한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2015년 6월께 저지른 범행을 추가로 확인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추가 피해자를 확인해 보호·지원하고, 피의자 여죄와 공범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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