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발 코로나19 확산에 수업 과정서 2·3차 감염 가능성 우려
실험·실습·연구 같은 실기수업은 사실상 수업 허용한 상황에다
기숙사 입주 시작한 대학들 불안 고조… 10여 곳은 개시일 미뤄

대면 수업을 시작한 대학가들이 이태원 발 코로나19 확산에 떨고 있다. 실습 등 일부 과목에 대해 이미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대학들의 경우, 지역까지 감염병이 추가 확산하지 않길 가슴을 졸이면서 기도하는 모양새다.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이달 초 황금연휴기간을 지나면서 다시 100명을 넘어섰다. 지난 6일 이태원클럽 관련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점점 확진자 수가 증가해 이달 중순께 최대 35명을 기록한 뒤 현재는 다시 10명대로 줄어들었다. 추가 확진자의 대부분은 서울 이태원에서의 집단 감염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독 긴장하고 있는 곳은 다름아닌 대학가다. 이유는 다름아닌 대면 수업 때문. 표면적으로는 대학들이 1학기 전체 또는 코로나 안정시까지 비대면 수업으로 학사일정을 진행하기로 발표했지만, 실험이나 실습, 연구와 같은 실기수업에 대해서는 담당교수의 재량에 맡기는 등 사실상 대면 수업을 허용했기 때문에 많은 대학·전문대학들이 5월 초부터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감염병 사태가 숙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린 판단이었으나, 이태원 사태가 서울을 떠나 충청과 강원, 제주도까지 번지면서 복병을 만났다. 대학들은 현재 대면 수업 과정에서 2·3차 감염이 이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기숙사에 학생들을 입주시킨 대학들도 노심초사하기는 마찬가지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몇몇 대학들은 이번 이태원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다 돌연 학사일정을 변경해 대면 수업 개시일을 미루기도 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전국 4년제 대학 중 5월 18일과 25일 각각 대면 수업 개시 예정이었던 10여 곳 대학들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면 수업 개시일을 연기했다. 지역간 이동이 잦고 자유로운 2030세대를 타고 감염병이 한반도 전역으로 퍼진 상황이기 때문에 대학들은 이번 이태원 사태가 더욱 크게 다가오고 있다.

경북의 한 전문대학 관계자는 “단순히 확진자가 다시 나타났다는 의미가 아니라, 실습 위주의 몇몇 과목이 현재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인 것”이라면서 “이태원 사태가 나고 나서 해당 과목 교수님들에게 매일 학생들을 확인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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