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민주화운동 하루 앞둔 17일 나란히 5·18 민주묘지 방문
5·18 역사의 진실 규명·광주나 대구 다 같은 대한민국 강조

17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15 총선을 뜨겁게 달궜던 대구와 경북 출신 ‘잠룡들’의 근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20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여의도를 떠나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의원과 미래통합당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에 시선이 쏠린다.

공교롭게도 17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하루 앞둔 17일 두 사람은 나란히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통합당 유승민 의원은 이날 5·18 민주묘지를 찾아 “5·18 역사의 진실은 시간이 지나도 꼭 밝히려는 노력을 우리 미래통합당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왜곡하고 비난하는 정신이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의원은 “당이 (5·18 왜곡·비난에) 단호한 조처를 하지 못했다는 게 정말 아쉽다”며 “21대 국회가 시작하기 전이라도 전심을 담아 그런 부분에서 사죄를 드리고 21대 국회를 시작하면 그런 노력이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낙선 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광주에 머물고 있는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대구가 참 여전하다. 그냥 보수가 좋아서 보수 정당 찍었다고 하는 게 낫다”며 총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서 “‘(대구 시민들이) 광주가 우리한테 표 안 주는 거나, 우리가 민주당에 표 안주는 거나 뭐가 다르냐?’고 앙앙불락한다”며 “이제 그런 소리 그만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광주의 비극은 서울역 회군에서 시작됐다. 서울의 봄을 무산시킨 저는 그래서 부끄럽다”면서 “서울에서 싸웠어야 했다. 저는 경상도 출신이고 광주와 함께 하지 못한 미안함이 늘 있다”며 “어쩌면 제가 다시 대구로 내려간 이유도 그 미안함의 연장선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광주나 대구나 다 같은 대한민국”이라며 “정치 이념으로 나뉠지언정, 지역을 갈라 싸우지는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낙선과 불출마 이후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는 김부겸 의원과 유승민 의원은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낙선의 아픔을 추스르고 8월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다만,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총리의 행보가 마음에 걸린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멘토와 원로 등에게 자문을 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승민 의원은 김부겸 의원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다. 낙선보다는 불출마를 택하면서 ‘정치적 명분’도 획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유의동, 김희국, 강대식 등의 당선자들이 21대 국회에 입성한 것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유 의원은 대구 동구을 지역구 주민들에게 의정활동 16년을 마감하는 인사를 했다. 한 측근은 “앞으로 개혁보수에 대한 수요가 커졌을 때 자연스럽게 중앙으로 호출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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