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강훈·문형욱 배후여부 사생결단식으로 살펴봐야"

'n번방' 개설자 '갓갓' 문형욱.
'n번방' 개설자 '갓갓' 문형욱.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24·대학생)이 경찰이 제시한 결정적인 증거에 결국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15일 "문형욱 본인은 증거를 대부분 인멸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처음에는 범행을 부인했다"며 "결국 우리가 압수한 증거물을 보더니 '더는 버틸 자신이 없다'며 자백했다"고 설명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작년 3월 성범죄 사건 내사에 착수해 피의자를 장기간 추적한 끝에 문형욱을 '갓갓'으로 특정했다. 경찰은 지난 9일 문형욱을 정식 소환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자백을 받았다.

경찰은 문형욱에 제시한 증거물에 대해서는 "수사 기밀이다. 재판과도 연결돼 있다"며 말을 아꼈다.

'갓갓' 수사는 텔레그램 등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성범죄 수사에서 시작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오프라인 성폭행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피의자가 '누군가가 (텔레그램에서) 범행을 시켰다'고 진술해 추적한 결과 (지시자가) '갓갓'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8년 12월 20대 후반의 남성이 대구에서 여고생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남성에게 범행을 지시한 자가 바로 문형욱으로 확인된 것이다.

해당 남성은 이미 검거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n번방' 피해자는 모두 10명이지만, 문형욱은 이보다 훨씬 많은 50여명이라고 진술해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하면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문형욱을 비롯한 성범죄 가해자들에 대한 네티즌들의 신상털기식 정보 고개에 우려를 나타냈다.

경찰청 관계자는 "비록 그 대상이 피의자이더라도 개인의 신상을 털어서 온라인에 무분별하게 공개하는 행위는 법적인 문제가 뒤따를 수 있어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시민들은 "박사방의 운영자 '박사' 조주빈(25), 'n번방'을 최초로 만든 '갓갓' 문형욱(24)과 조주빈을 도운 '부따' 강훈(18) 등이 유명인사를 농락하고 미성년자를 비롯한 일반 여성을 대상으로 성 착취 영상을 찍도록 협박하고, 그 영상을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에서 판매하는 잔인한 행각을 저질렀다. 가해자들은 문화상품권이나 가상화폐처럼 추적이 어려운 금품을 받은 뒤 방문자들에게 해당 채팅방으로 향하는 링크를 공유했는데, 이곳에 입장한 사람들은 최소 수만 명에서 최대 26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이 기획하고 진행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이들의 배후여부와 친인척 관계여부에 대해 사생결단식으로 면밀히 살펴봐야 한국사회를 보호하고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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