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금융(shadow banking system)은 정부의 통제를 넘어 고위험 채권에 투자해 고수익을 얻는 유사 금융을 일컫는다. 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많이 활용된다.

그림자(shadow)라는 말은 그림자 금융이 금융의 본래 모습과 유사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붙은 말로,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은행·헤지펀드·구조화투자회사(SIV) 등의 금융기관과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조건부채권(RP), 신용파생상품,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의 금융상품,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헤지펀드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림자금융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중요한 자금 조달 역할을 수행해 은행의 기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투명성이 낮아 손실의 정확한 파악이 어렵고 자금중개 경로가 복잡해 금융기관 간 위험이 상호 전이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그림자금융은 투기를 조장하고 자산 거품을 키우는 주범으로 꼽히는데,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촉발시켰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를 기초로 한 신용파생상품이 대표적인 그림자 금융이다.

한국도 그림자 금융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자본시장 위험 분석보고서’에서 280조원 규모로 성장한 부동산 그림자금융을 자본시장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 국내 자본시장의 부동산 그림자금융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281조2천억원으로, 2017년 말(230조6천억원)과 비교해 21.9%나 증가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없어야겠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