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남부경찰서
민원인 열체크 하면 출입 허용
명단 작성 없이 관서 들락날락
마스크 미착용에도 규제 안해
지역 집단감염·치안 공백 우려

속보=포항남부경찰서가 코로나19 예방활동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본지 4월 22일 자 6면 보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감염병 예방에 소극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사람들이 대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지역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찰서는 불특정 다수 민원인이 수시로 방문하는 장소인 만큼, 감염예방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12일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이 급증하자 남부서는 지난 2월 중순께부터 코로나19 감염예방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서를 출입하는 민원인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출입자 방문 명단을 작성한 뒤 체온측정(37.5℃ 미만)을 통과해야 업무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포남서는 지난 11일부터 ‘모든 민원인이 통합민원인실 입구를 지나 열화상카메라를 통해 발열체크를 하고 개인의 이름과 연락처 등 방문자 명단을 작성’하는 기존 절차를 생략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6일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자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다소 완화된 생활적 거리두기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2일 오전 방문한 포항남부경찰서 입구에는 사회복무요원 1명과 의경 1명이 민원인 출입단속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비접촉식 체온계를 이용해 경찰서에 들어오는 민원인들의 체온만 확인했다. 그 후 민원인들은 별다른 절차 없이 본관과 별관 건물로 각각 흩어져 갔다.

현재 열화상카메라를 통한 체온측정은 무인단속 카메라 과태료 부과, 고소·고발 업무를 보기 위해 통합민원인실에 방문하는 민원인을 대상으로만 진행하고 있다.

특히 경찰서 내부에서는 마스크를 귀에 거는 등 방역에 무관심한 채 돌아다니는 민원인도 종종 보였고, 이들은 별다른 제지나 지적도 받지 않아 집단감염의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포항시민 김모(27)씨는 “생활적 거리 두기가 시행된 지 이제 겨우 일주일 정도가 지났는데, 이렇게 빨리 방역망을 느슨하게 만든 건 성급한 판단이었던 것 같다”며 “만일 경찰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다면 해당 부서는 문을 닫게 되고, 최악의 경우 경찰서 전체가 문을 닫아야 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된다. 만일 치안 공백이 발생하면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포항남부경찰서 관계자는 “민원인이 방문하면 각 부서에서 민원인 출입자 명단 작성을 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 다시 정문에서 출입자 명단 작성 등을 진행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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