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로 예정됐던 고3의 등교수업이 일주일 연기됐다. 이에 따라 다음달 1일까지 순차적으로 잡혀있던 학년별 등교 일정이 일주일씩 재조정됐다.

서울 이태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급속적으로 빨라지고 있는데 대한 정부의 불가피한 대응 조치다.

지난 6일 처음 발생한 이태원발 코로나는 닷새 만에 확진자가 100명을 육박하고 있다. 지역분포도 서울, 경기, 충청, 부산, 제주 등 전국적이다. 특히 무증상 감염자가 많아 어느 지역에서 돌발 상황이 나올지 모른다. 20, 30대를 중심으로 이미 감염병이 광범위하게 퍼졌을 것이란 진단도 나오고 있다.

자칫하면 학교라는 집단이 감염병 매개지가 될 수 있다. 학생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학생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게 없다. 학생의 안전을 위해 등교개학 시기를 미뤄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아니더라도 등교시기의 조정은 마땅하다.

하지만 등교를 5차례나 미루면서 학교는 대혼란에 빠져있다. 대책이 필요하다. 고3 학생과 학부모가 갖는 당혹감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 다음 달로 예정된 지필평가와 수행평가 일정이 꼬였다. 수시모집에 꼭 필요한 학교생활기록부에 채울 내용도 없다.

일부 학생 사이에는 차라리 재수를 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자괴감 섞인 얘기도 나온다고 한다. 재수생과의 상대적 형평성도 문제다. 맞벌이 가정은 일정에 또 차질이 생겼다. 연월차를 사용해 겨우 버텨왔는데 또 연기라니 당혹스럽다.

무엇보다 고3의 심리적 혼란이 걱정이다. 이미 많은 시간을 허비해 버린 상황에서 학력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한 경우도 적지 않아 그들에 대한 교육적 배려가 필요하다.

지금의 상황이 일주일 연기한다고 안전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코로나 상황에 따라 등교수업은 또다시 미뤄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학교 당국의 만반의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등교 후 학생의 안전을 위한 방역 준비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방역과 학사일정 등 꼼꼼히 챙기고 살펴야 할 일이 산적하다. 등교수업은 않지만 과제는 더 쌓이는 꼴이다. 교사들도 준비과정으로 많이 지쳐있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준비 부족으로 우왕좌왕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